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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정 “코로나 혼탁의 시대, 공생의 연등을 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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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정 “코로나 혼탁의 시대, 공생의 연등을 켜자”

입력
2020.05.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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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어… 천태종 종정 “인연으로 만난 중생들 배려해야” 

22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어를 낸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2015년 5월 촬영된 사진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2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어를 낸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2015년 5월 촬영된 사진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한불교조계종 종정(宗正ㆍ최고 어른)인 진제 스님이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혼탁한 시대를 밝힐 공생(共生)의 연등(煙燈)을 켜자고 권했다.

진제 스님은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30일)을 1주일여 앞두고 이날 낸 봉축 법어에서 “어두울수록 등불을 찾듯이, 혼탁의 시대일수록 부처님께서 사바(娑婆) 세계(속세)에 오신 참뜻을 알아야 한다”며 “모든 불자는 인류의 화합과 공생의 연등을 켜자. 이웃을 평등하게 대하는 마음으로 대광명의 연등을 켜자”고 독려했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코로나 질병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와 환경 오염, 그리고 인간의 극단적 이기심과 탐욕의 결과”라는 게 진제 스님의 진단이다. 이를 토대로 그는 “이웃 없이 나만 홀로 존재할 수 없고, 땅을 딛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만물은 나와 더불어 둘이 아니다. 환경과 생태의 파괴는 곧 인류와 지구촌의 위기”라고 경고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열흘가량 앞둔 21일 서울 청계천에 다양한 전통등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열흘가량 앞둔 21일 서울 청계천에 다양한 전통등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대한불교천태종 종정인 도용 스님도 이날 발표한 봉축 법어에서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세상을 자비로 거두시는 여래 부처님은 언제나 희망으로 오신다”며 “우리는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연기적 존재임을 깨달아 인연으로 만난 중생들을 아끼고 배려하며 함께 연꽃 피워내는 보살의 길에서 부처님을 만나야 한다”고 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은 법어에서 “코로나19의 고통이 있는 곳에 부처님 오신 뜻이 더욱 밝게 전해지고, 경제 불황과 대립 갈등이 있는 곳에 부처님의 대자대비(大慈大悲ㆍ넓고 큰 자비)가 분명히 전해지도록 오색등을 높이 들자”고 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던 올 3월 중순 불교계는 부처님오신날인 4월 30일 전국 사찰에서 열려던 봉축 법요식을 한 달 뒤인 이달 30일로 미루고, 대신 코로나 극복을 위한 기도에 매진해 왔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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