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00선을 찍은 지 하루 만에 1,970선으로 뚝 떨어졌다. 미국의 중국 기업 압박과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선언 등 악재가 쏟아지며 미중간 마찰이 격해지는 분위기에 밀린 탓이다.
2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18포인트(1.41%) 내린 1,970.1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날도 상승세로 출발하며 장중 2,000선을 넘기도 했으나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결국 하락세로 돌아섰다.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39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679억원, 4,560억원 어치를 팔아 치웠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배경에는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불붙을 조짐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 화웨이에 제재를 가한데 이어 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또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두고 미국과 중국 간 공방이 격화하고 있어 불확실성을 더 키웠다. 전날 장예쑤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전인대 회의의 9개 의안 중 홍콩특별행정구의 국가보안법률 제정에 관한 의안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 전복과 반란을 선동하거나 국가 안전을 저해하는 위험 인물에게 30년 이하 징역형을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홍콩 정부가 2003년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홍콩 시민 50만명이 거리로 나와 이를 저지한 바 있다.
미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홍콩 국가보안법에 대해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린 매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이 홍콩의 자치와 자유에 대한 약속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것이 홍콩의 특수한 지위를 보존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전인대에서 처리될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미중 마찰과 홍콩 시위 확산 우려는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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