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 받은 조카와 정의연 설명 없었다”
25일 이용수 할머니 대구 기자회견 불참
위안부 피해자 고(故) 곽예남 할머니가 방탄소년단(BTS) 팬클럽 아미(ARMY)의 후원물품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던 이민주(46) 목사는 2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달 과정에서 오해로 일어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목사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곽 할머니의 수양딸이다.
이 목사는 “아미의 후원품과 관련해 정의기억연대 측 영상을 보면 물품은 어머니 거주지인 전남 담양으로 보내져 이종조카가 받은 것 같은데 이종조카가 저에게 얘기해 주지 않았다”면서 “어머니가 그 옷을 입고 계신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고 정의연 측도 딸인 저에게 직접 설명해 준 적이 없었기에 받지 못했다고 답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기자들에게 답변한 것에 오해가 생긴 것은 이종조카와의 문제가 얽혀 있었고 딸인 제게 정의연 측에서도 설명해 주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며 “기억과 상반되는 답변을 드린 적이 없었고 본의 아니게 혼란을 드린 것은 오해가 풀릴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지난 19일 일부 언론에서 “곽예남 어머니는 정의연으로부터 BTS 팬클럽 기부물품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음날 전북 전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연은 더 이상 할머니들을 이용하지 말 것과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된 단체시설인 정의연과 나눔의 집, 소녀상을 전수 조사해 국가보조금과 후원금을 투명하게 사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연은 이 목사의 발언에 대해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2018년 12월 곽예남 할머니의 조카가 지켜보는 자리에서 패딩을 전달했다”며 당시 찍은 영상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아미는 2018년 국내를 비롯해 미국ㆍ일본ㆍ유럽 등에 머무는 팬들이 자체 모금한 돈 1,100여만원으로 선물을 마련해 정의연에 기부했다.
이 목사는 이번 후원품 논란으로 힘들었던 심경을 언급했다. 그는 “한 기자의 질의에 답변한 것이 진보와 보수로 편이 갈라져서 공격을 많이 받았고 제 삶이 고통스러웠다”면서 “더 이상 기자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겠다. 25일 대구에서 예정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정의연 후원금 유용 의혹 관련 기자회견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지원해준 국민에게 감사하다는 말도 전했다. 이 목사는 “위안부 피해자 유가족으로서 어머니를 도와주신 국민과 어머니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준 관련 단체들에게도 감사하다”며 “어머니를 기억하며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 어머니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는 삶을 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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