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부경찰서는 21일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가 통장에서 인출해 놓은 수천만 원을 훔친 혐의(절도 등)로 말레이시아 국적 A(27)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달 14일 낮 12시 40분쯤 광주 남구 방림동에 거주하는 B(69)씨의 아파트 현관 앞에서 현금 9,000만원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훔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개인정보가 유출돼 은행에 맡겨둔 예금이 위험하다. 현금을 찾아 문 앞에 놓아두라”는 보이스피싱범에 속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금 수거책인 A씨가 훔친 돈을 또 다른 조직원 등에게 전달한 사실을 확인하고 공범 2명을 쫓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가 지난 12일 전남 해남에서 보이스피싱에 속은 한 유명 사찰 스님을 상대로도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밝혀내고 수사 중이다. A씨는 당시 스님의 차량에 있던 현금 5,7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이 스님은 11일에도 또 다른 보이스피싱범에 속아 1억2,000여만원을 차량에 보관하고 있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량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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