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중석에 성인용품 ‘리얼돌’을 설치해 논란을 빚었던 FC서울이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부과 받은 1억원 규모의 벌금에 대해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은 2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프로축구연맹이 부과한 제재금 1억원의 중징계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다. 징계에 대한 이의제기 등의 절차는 밟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서울은 광주와의 하나원큐 K리그 2020 2라운드 홈경기에서 관중석에 ‘리얼돌(신체를 본 따 만든 실리콘 인형)’을 설치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초 무관중 경기의 허전함을 메우고 재미를 전달하겠다는 의도였지만, 해당 마네킹이 일반 마네킹이 아닌 성인용품인 리얼돌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마네킹과 함께 배치한 피켓에도 A사를 비롯한 다양한 성인용품 업체의 이름이 적혀있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며 비판이 거세졌다.
이에 프로축구연맹은 20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제재금 1억원의 징계를 부과했다. 연맹 측은 리얼돌 설치의 고의성 및 이 과정에서의 대가성은 없지만, △업체 관계자의 말만 믿고 단순한 마네킹으로 여겨 제공받기로 한 점 △마네킹 중 대다수가 여성을 형상화한 데다 외형 또한 상식과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일반적인 마네킹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서울에게 부과된 1억원의 제재금은 사상 최대 금액이자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연맹은 2016년 9월 심판 매수로 상벌위원회에 회부된 전북현대에게 승점 9점 감점과 더불어 1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연맹은 이에 대해 “해당 사건은 K리그의 명예를 실추하고, 성 상품화에 대한 인지적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사안의 중대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심판 매수 사건의 경우 제재금에 더불어 승점 감점도 있었던 것을 고려했을 때 (전북에 내려졌던 징계와)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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