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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대상서 쏙 빠진 LCC, 구조조정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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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대상서 쏙 빠진 LCC, 구조조정 신호탄?

입력
2020.05.21 17:08
수정
2020.05.21 17:5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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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표적인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 여객기와 이스타 항공 여객기가 대기하고 있다. 영종도=뉴시스
19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표적인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 여객기와 이스타 항공 여객기가 대기하고 있다. 영종도=뉴시스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 기준이 확정된 가운데 고사 위기에 처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부분 대상에서 배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LCC 업체들은 ‘총차입금’이 지원 기준인 점을 들어 “빚이 적으면 지원을 못 받는 것이냐”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LCC들의 상황을 모두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이어서 ‘정부발(發) LCC 구조조정’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정부는 기안기금 지원 대상의 기준을 항공ㆍ해운 등 업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입고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300명 이상인 기업으로 확정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총차입금은 △장ㆍ단기 차입금 △회사채 발행분 △ABS 발행분 △리스부채를 합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실질적인 차입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장ㆍ단기 차입금뿐 아니라 리스부채까지 포함시킨 것이다.

문제는 금액이 5,000억원으로 책정됐다는 점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LCC는 제주항공과 에어부산뿐이다. 1분기 기준으로 제주항공의 총차입금 6,417억원이고 에어부산은 5,605억원이다. 반면 빅3 LCC인 진에어는 총차입금이 4,256억원이며,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도 모두 5,000억원을 넘지 않아 지원을 받기 어려워졌다.

당장 LCC 업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입금이 5,000억원이 안 된다고 지원을 못 받는다는 건, 빚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못 받는 다는 소리 아니냐”고 말했다. 일부 LCC 사장들은 이르면 22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면담을 갖고 LCC 지원 방안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애초 논의 과정에서 기획재정부 측에 아예 매출로 지원 기준을 정하거나 아니면 총차입금 규모 기준을 3,000억원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했으나 기재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총차입금을 기준으로 한 건 총차입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자산 규모도 크기 때문”이라며 “기안기금 설립 취지가 기간산업 보호와 일자리 보호이기 때문에 당장 무너지면 국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을 선별하기 위한 기준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결정에 정부의 의중이 실려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한 관계자는 “LCC 중 몇몇 곳은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부터 경쟁력이 떨어져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정부가 지원해줘도 이후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 같은 관측에 대해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전날 발표한 기준에 따라 지원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모든 원칙에는 예외가 있는 법이기 때문에 어떤 LCC에 지원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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