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건물주 전철연과 연대해 보상 요구….조합원 “빨리 협의해야”
대구의 한 도심 재개발 지역에서 일부 건물주가 전국철거민연합회(이하 전철연)와 연대,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건물을 무단점거 하면서 조합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법원 측은 3월 30일, 4월 24일, 25일 3차례에 걸쳐 강제집행을 시도했지만, 건물주와 전철연의 저항으로 폭력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인근 주민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대구 중구 동인 3의1 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지난해 2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뒤 조합원 이주와 건축물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건물주들이 보상금이 낮아 생계유지가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5층 건물을 점거하고 있다.
시행사는 2월27일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서 15억원의 감정가를 받은 이 건물에 대해 공탁금을 넣었고, 건물주는 공탁금을 찾아가고도 2배가 넘는 보상을 요구하며 3월부터 전철연과 연대해 5층 건물에서 퇴거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12시간 넘게 강제집행이 진행되자 5층 건물에서 골프공과 소화기, 오물병이 날아와 인근 도로에 주차된 차량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조합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조합원들은 사업 지연에 따른 모델하우스 임대료, 이주비 이자, 명도집행 비용 등 비용을 나눠 부담하게 된다.
조합 측은 “건물에 대한 보상을 다 했고 소유권도 조합원으로 넘어온 상태인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라며 “법원 집행관들도 부상을 입었고, 경찰도 상대가 민간인이라서 크게 개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여기다 이 사업부지 주변에 거주하는 동인동 찜갈비 골목과 식당, 커피숍 등 상인들과 주민들도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은 “주택사업이 폭력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불안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며 “협상이 빨리 마무리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대구 중구 동인동 3가 88 일대 2만6,712.6㎡에 지하 2층~지상 23층 630가구(일반분양 367가구)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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