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폰은 입지 잡혀…브랜드 변경보단 유지가 효과적”
LG전자가 출고가 30만원대의 실속형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한다. 최근 출고가 89만9,800원의 ‘LG 벨벳’을 출시한 지 일주일도 안돼 나온 신제품 소식이다. ‘LG 벨벳’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 ‘G시리즈’와 ‘V시리즈’를 폐기하고 디자인, 색상 등도 완전히 바꿔 새 브랜드로 신작을 내놓은 반면, 이번 중저가 제품은 기존 브랜드인 ‘Q시리즈’를 그대로 이어 ‘LG Q61’로 내놓는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비 중저가폰은 어느 정도 시장에서 입지가 잡혀 있어 브랜드 변경 보다는 유지가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1일 LG전자는 출고가 36만9,600원의 ‘LG Q61’을 오는 29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Q61은 중저가 라인이지만 후면에 쿼드(4개) 카메라가 탑재됐다. 4,800만화소 표준, 800만화소 초광각, 500만화소 심도, 200만화소 접사 카메라가 달려 있어 최대 4배 망원부터 3~5㎝ 거리의 접사도 가능하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Q61은 애플의 ‘아이폰SE’와 삼성전자 A시리즈에 대응하는 제품이다. 아이폰SE는 용량에 따라 55만~76만원이다. 특유의 둥근 모서리 디자인과 최신 칩셋 ‘A13 바이오닉’으로 카메라 소프트웨어를 강화한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A31’(출고가 37만4,000원) △‘갤럭시A51’(출고가 57만2,000원) △‘갤럭시A17(퀀텀)’(64만9,000원) 등을 연달아 내놨다. 5G 지원, 양자 암호기술 탑재 등 제품별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중저가 스마트폰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인도,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량이 높은데다, 프리미엄 제품만 운용하기보다는 중저가로 라인업의 균형을 잡아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과거에는 중국 제조사들이 중심이던 중저가 시장에 프리미엄 제품 못지 않은 스펙으로 삼성, 애플 등 대형 제조사들까지 뛰어든 배경이다. 특히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싼 프리미엄폰보다 가격대가 낮은 상품을 선호하는 ‘가성비’ 중시 경향이 커 마케팅도 강화되는 추세다.
LG전자의 경우 기존에도 프리미엄 라인보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라인의 시장 반응이 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주요 중저가 라인은 QㆍKㆍX 시리즈다. 보통 같은 제품이라도 국내용은 Q를 붙이고 해외에는 K를 쓴다. X는 30만원 아래로 더 저렴한 라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특장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어 알파벳 네이밍보다는 벨벳처럼 제품별 직관적 이름을 붙이기로 한 것”이라며 “K, Q 등은 보급형 라인인데 국내뿐 아니라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 있기 때문이 시장 지위를 강화하려면 브랜드 연속성이 더 효과적이라고 봤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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