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가 물류사업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 찍고 본격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22년 충북 진천에 문을 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이 롯데 신(新)물류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롯데지주는 지난 20일 황각규 부회장이 진천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 공사 현장을 찾아 건립 상황을 점검했다고 21일 밝혔다. 롯데지주에 따르면 황 부회장은 공사 진척 현황에 대해 보고받고 현장을 돌아본 뒤 인근의 롯데글로벌로지스 경기 이천 물류센터도 방문했다.
이 같은 황 부회장의 현장 경영은 전날인 19일 열린 그룹사 임원회의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미래 성장이 가능한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당부한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롯데가 택배와 물류사업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을 위한 성장산업으로 낙점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황 부회장은 현장 직원들에게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활발해지면서 택배 허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공사를 잘 완료해 그룹 신사업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롯데지주는 전했다.
최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확산의 영향으로 전통적인 유통과 물류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롯데 역시 유통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유통기업과 협업하면서 이런 흐름을 따라왔다. 시장 확대에 대비, 진천군 초평면 은암리에 최첨단 디지털 기술 기반의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을 짓기로 하고 지난해 6월 기공식도 열었다. 롯데가 약 3,000억원을 투자해 14만5,000㎡ 부지에 연면적 18만4,000㎡, 지상 3층으로 건설 중인 이 터미널은 단일 택배 단지에선 아시아 최대 규모다.
2022년 1월 준공 이후 이 터미널은 하루 약 150만박스 물량을 처리하며 롯데의 ‘풀필먼트 센터’ 역할을 하게 된다. 제조사들이 물품을 보내오면 최첨단 창고에서 검품을 마친 뒤 선별, 포장, 배송까지 전체 과정이 시스템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존 지역물류센터 15곳,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물류센터 20여곳과도 연계해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이커머스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게 롯데의 청사진이다.
진천 터미널이 운영을 시작하면 소비자들이 주문한 물품이 거치는 중간 단계가 줄어들면서 택배 파손이나 분실 가능성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롯데 측은 예상하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전체 물류 운영 효율도 증가해 배송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며 “물류는 미래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