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이 집단 암 발병 사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1년이 지나도록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며 ‘늑장 감사’를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조속한 감사 결과와 엄중한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와 환경비상대책 민관협의회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감사원은 주민에게 자세한 설명도 없이 ‘일부 사항에 대한 추가 확인 및 검토가 필요한 등의 사유’라는 애매한 이유를 들어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감사원의 늑장 감사로 집단 암에 걸려 고통 받는 주민들의 속이 타 들어 가고, 진실이 규명되길 바라는 시민의 실망이 크다”고 비판했다
장점마을 주민과 17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해 4월 시민 1,073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장점마을 관련 행정행위’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장점마을에서는 비료공장의 발암물질 배출로 주민 99명 중 22명이 암에 걸려 14명이 사망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의 주요 원인은 인근 비료공장에서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불법으로 고온 건조하며 나온 발암물질’이라고 발표했다. 주민들은 “연초박이 불법으로 사용됐지만 자치단체가 관리ㆍ감독한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환경부 역학조사와 사법기관의 조사로 관리ㆍ감독 부재와 불법행위가 드러났는데도 1년이 넘도록 감사원 감사가 마무리 짓지 못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감사원은 마을 주민의 고통을 헤아려 감사를 조속히 마무리해 책임소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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