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35)이 모처럼 시원하게 방망이를 던졌다.
로맥은 20일 고척 키움전에서 1-1로 맞선 3회초에 상대 선발 이승호를 공략해 좌중간 솔로 아치를 그렸다. 로맥은 타격 후 홈런을 직감하고 이례적으로 ‘빠던(배트 던지기)’을 했다.
2017년부터 KBO리그에서 뛴 로맥은 ‘빠던’을 종종 했지만 자주 하지는 않았다. 지난 14일 잠실 LG전에서 올해 마수걸이 홈런을 칠 때도 배트를 던지지 않고 타구를 응시한 뒤 1루로 달렸다.
하지만 로맥은 이날 팀 분위기를 의식한 듯 호쾌한 ‘빠던’을 연출했다. SK는 이날까지 10연패에 빠져 분위기가 크게 침체됐다. 염경엽 SK 감독은 “선수들이 분위기를 살리려고 노력을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아 굉장히 가슴 아프다”고 털어놨다.
결국 로맥의 한방은 키움에 끌려갈 수 있는 분위기를 SK로 가져오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팀은 5-3으로 이겼다.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로맥은 5타수 2안타(1홈런)로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로맥은 경기 후 “2017년 한국에 왔을 때 한국 야구 문화에 적응하면서 했던 ‘빠던’이 동점을 깨고 앞서 나가게 되자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SK 선수단은 길었던 10연패 탈출에 안도했다. 염 감독은 경기 후 “연패 기간 선수들이 정말 고생 많았다. 연패를 끊기 위해 단합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며 “앞으로 단합하는 모습과 함께 좀 더 편안하고 단단하게 자기 할 일을 한다면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안타를 몰아친 남태혁은 “연패하는 동안 팬들이 많이 실망했을 텐데,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다시 원래 SK의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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