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차 배우 김선경이 변함없는 열정과 새로운 바람을 소개했다.
김선경은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여다경(한소희)의 엄마이자 여우회 수장 격인 엄효정 역을 가볍지만 인상적인 캐릭터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공연 무대와 안방극장 및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선경이 ‘부부의 세계’를 마친 소감과 함께 연기적인 열정을 드러냈다.
‘부부의 세계’ 엄효정 캐릭터는 김선경에게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이 도전은 분량보다 큰 관심을 받으며 성공적이었고, 김선경도 만족감을 보였다.
“전작인 ‘써니’의 복희가 진한 쪽이었고, ‘장옥정’과 ‘군주’ 같은 사극에서는 카리스마를 보여드렸다면, 이번 엄효정은 사이다 같은 매력이 있었잖아요.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게 재밌어요. 후배들은 ‘딱 언니네’ 하더라고요. 배우는 변하는 게 행복한 직업이니까 계속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여자 배우라면 한 번쯤 해보고 싶은 '부부의 세계' 속 지선우(김희애) 고예림(박선영) 같은 캐릭터도 다음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면 제 색깔이 나올 것 같아요. 그 때를 또 새내기처럼 기다려야겠죠.”
데뷔 30년차임에도 이처럼 김선경은 연기에 대한 긍정적인 욕심을 꾸준히 갖고 있다. 그 원동력은 한 번도 싫지 않았던 연기 그 자체에서 나온다.
“아직도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해요. 50대가 돼서야 연기가 ‘이런 거’라고 깨달았으니까 그 전까지 배운 걸 소화도 시키고 표현도 해보고 있습니다. 배우는 과정에서 질리거나 힘들 틈이 없었기 때문에 이제 더 성숙한 연기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연기 인생의 40% 정도 온 게 아닐까요? 이순재 나문희 선생님처럼 오래 연기를 하기 위해 신뢰를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을 만큼 늘 즐겁고 기분 좋았으니까 앞으로도 계속 외길을 걸어가야죠.”
배움을 통해 얻은 김선경의 연기적인 철학은 그 사람이 되는 것, 배우 전에 사람이 되는 것이다. '부부의 세계' 엄효정도 그렇게 완성할 수 있었다.
“실제로는 정말 평범하게 사는데 작품에서는 부잣집 사모님 캐릭터를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상황적인 차이가 있지만, 연기할 때 만큼은 거짓으로 무언가를 보여드리고 싶지 않으니까 한동안 그 캐릭터로 살고 있어요. 그렇게 만드는 솔직함이 진지함으로, 또 진한 공감대로 자연스럽게 시청자 분들에게 다가가는 것 같아요.”
“아직 배워가는 입장이라 저도 무언가를 확실히 알고 있지 않지만, 연기하기 전에 인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좋은 친구들이 배우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후배들에겐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저도 크게 뜬 적이 없고, 뜨는 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대신 믿을 만한 연기를 위해 노력합니다.”
1991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데뷔 후 최근에는 영화와 드라마로 많은 이들과 만나기까지, 30년 중 김선경이 꼽은 터닝 포인트도 있을까.
“‘태왕사신기’를 통해 처음 드라마에 출연했던 것 같아요.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라면 계속 영화와 드라마 작업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써니’입니다. 물론 연극과 뮤지컬 무대는 마음의 고향 같은 느낌이 있어요. 사람의 눈을 보고 연기할 수 있잖아요. 좋은 기회가 오면 언제든 무대에서 관객 분들과 만나고 싶어요.”
‘부부의 세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김선경은 이제 다음 작품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김선경의 믿고 보는, 그리고 새로운 연기가 또 기다려진다.
※ 김선경의 인터뷰와 스타들의 더 많은 이야기는 유튜브 ‘덕질하는 기자’ 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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