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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논란’ FC서울, “제재금 1억원” 중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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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논란’ FC서울, “제재금 1억원” 중징계

입력
2020.05.20 18:23
수정
2020.05.20 18:30
21면
0 0
17일 2020 K리그1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리얼돌로 추정되는 인형들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17일 2020 K리그1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리얼돌로 추정되는 인형들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무관중 경기가 열린 경기장 관중석에 ‘리얼돌’을 설치해 논란을 부른 FC서울에역대 최고 수준의 제재금이 부과됐다. 서울 구단과 마네킹 업체를 연결해준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엔 감봉 징계가 내려졌다. 서울 구단은 연맹 차원의 징계와 별개로 수사기관에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연맹은 20일 긴급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서울 구단에 제재금 1억원의 징계를 내렸다. 연맹 측은 “리얼돌 설치의 고의성 및 이 과정에서의 대가성은 없다고 봤다”면서도 “마네킹 중 대다수가 여성을 형상화한 데다 외형 또한 상식과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일반적인 마네킹이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징계 근거를 댔다.

연맹은 구단이 홈 경기 관리에 소홀했단 판단도 내렸다. 연맹은 구단 실무자들이 업체와 사전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마네킹이라고 소개받은 물건이 사실은 리얼돌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업체 관계자의 말만 믿고 별다른 의심 없이 단순한 마네킹으로 여겨 이를 제공받기로 한 점, 리얼돌 설치 후 경기 시작 전까지 충분한 여유가 있었음에도 사전에 철거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연맹은 지난해부터 리얼돌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고, 성상품화의 매개체가 되고 있으며, 여성을 도구화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을 해한다는 등 많은 비판과 국민적 우려가 있었던 상황을 언급하면서 “국민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호흡해야 할 프로스포츠 구단이 리얼돌의 정체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이를 경기장에 버젓이 전시한 것은 K리그 구단으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될 행위라고 봤다”고 강조했다.

연맹은 인사위원회도 함께 열어 구단과 업체를 연결해 준 관계자에겐 업무상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감봉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서울 구단도 강력한 진상조사 의지를 드러냈다. 구단은 이날 “정확한 진상을 조사를 하겠다”며 경찰에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 관계자는 “홈 개막전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마네킹 제공업체인 A사의 기망 행위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서울은 17일 광주와의 하나원큐 K리그 2020 2라운드 홈경기에서 관중석에 리얼돌을 설치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초 무관중 경기의 허전함을 메우고 재미를 전달하겠다는 의도였지만, 설치물이 일반 마네킹이 아닌 리얼돌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데다 마네킹과 함께 배치한 피켓에도 A사를 비롯한 다양한 성인용품 업체의 이름이 적혀있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며 파장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서울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담당자도 대기발령 조치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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