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ㆍ대체투자 등 위험자산 투자 비중 65%까지 늘리기로
국민들의 노후자금으로 운용되는 국민연금이 향후 5년간 목표수익률을 5.2%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는 대신 주식ㆍ대체투자 비중을 65% 수준까지 높이기로 했다. 공격적인 투자를 해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20일 2020년 제5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2025년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과 ‘2021년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을 심의ㆍ의결했다.
중기자산배분안은 기금의 수익성ㆍ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수립하는 5년 단위의 기금운용전략이다. 대내외 경제전망, 자산군별 기대수익률, 위험 등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금의 목표수익률과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결정한다.
기금위는 향후 5년간 목표수익률을 실질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5.2%로 의결했다. 지난 1988년부터 올해 2월까지 연평균 누적 수익률(5.21%)과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거두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자산군별 목표 비중도 조정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의 올해 자산배분은 주식 39.6%, 채권 47.4%, 대체투자 13.0%다. 기금위는 이를 2025년까지 각각 50% 내외, 35% 내외, 15% 내외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이 65%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대체투자는 사모펀드(PEF)ㆍ부동산ㆍ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 자산으로, 고위험ㆍ고수익 투자로 꼽힌다. 지난해 11.31%라는 역대급 수익률을 기록한 배경에는 주식과 대체투자의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세계경제가 전반적인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 고위험 투자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기금위는 “자산 비중을 급격히 변화하기보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 이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점진적,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자산배분안이 의결됨에 따라 내년말 자산군별 목표 비중도 국내주식 16.8%, 해외주식 25.1%, 국내채권 37.9%, 해외채권 7.0%, 대체투자 13.2%로 확정됐다. 내년도 기금 수입은 125조6,484억원, 지출은 29조2,301억원 규모로 예상됐다. 수입은 연금보험료, 여유자금 운용수입, 만기회수금 등으로, 지출은 연금급여 지급, 기금운영비, 사업비 등으로 각각 구성된다.
2021년 말 자산군별 총 투자금액(금융 부문)은 849조4,000억원으로, 국내주식 142조5,000억원, 해외주식 213조2,000억원, 국내채권 322조원, 해외채권 59조4,000억원, 대체투자 112조3,000억원이 될 전망이라고 기금위는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재 안정화되고 있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있었고 금융시장 상황의 예측과 장기 거시경제 전망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금융시장 점검을 철저히 해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투자 다변화를 지속 추진해 포스트 코로나19 시기에도 장기투자자로서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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