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2020 KBO 리그 1위 NC와 디펜딩챔피언 두산이 만났다. NC 선발 마이크 라이트(30)가 팀 타율 1위 두산(0.333) 타선을 상대로 5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지만 투구 수(115개)가 많았다. 결국 6회부터 ‘박ㆍ임ㆍ원’ 승리조가 출격했다. 박진우가 1이닝을 공 12개로 깔끔하게 막았다. 이후 강윤구, 배재환이 흔들리며 역전 위기에 몰리자 이번에는 좌완 스페셜리스트 임정호가 두 좌타자를 처리했고 마무리 원종현이 1.1이닝을 책임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16일 인천 SK전에서도 이들 승리조의 활약이 빛났다. 선발 김영규(6이닝 1실점)에 이어 효과적으로 이어 던지며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0-1로 뒤지던 NC 타선도 후반에 힘을 내 8회 3안타를 묶어 2점을 내며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NC 타선에 ‘제2의 나테이박’이 있다면 불펜에는 ‘박ㆍ임ㆍ원’(박진우 임정호 원종현) 승리조가 팀의 1위 질주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올 시즌 NC 불펜은 몰라볼 정도로 강해졌다. 지난해 불펜 평균 자책점은 4.46으로 리그 7위에 그쳤고, 21승 25패로 승보다 패가 더 많았다. 특히 불펜 투수의 가장 중요한 지표인 ‘승계주자 실점률’은 무려 38.3%로 리그 최하위였다. 하지만 올해는 불펜 성적만 4승 1패에 홀드가 14개나 된다. 승계 주자 실점률도 25.9%로 리그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특히 NC는 올 시즌 유독 1점차 승부를 많이 펼치고 있다. 리그 단독 1위(11승 1패)지만, 12경기 가운데 1점차 승부만 무려 6경기(6승)를 치르는 등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1점 차 승부다. NC 다음으로 박빙 승부를 펼친 팀은 롯데와 한화로 각각 4차례(각 2승 2패)씩 치렀다. 리그 초반 각 팀이 ‘불펜 수난 시대’를 겪고 있는 요즘 박ㆍ임ㆍ원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이유다.
언더핸드(박진우), 좌완(임정호), 우완 강속구(원종현) 등 유형도 제각각이다. 특히 ‘마무리 2년 차’ 원종현은 5세이브(1승)로 이 부문 리그 1위를 달리며 NC 뒷문을 든든하게 단속 중이다. 지난 시즌 60경기에서 31세이브(3승3패ㆍ3.90)로 이 부문 3위에 올랐지만 블론 세이브도 9개나 기록하며 ‘블론 1위’라는 불명예 타이틀도 동시에 갖고 있다. 올 시즌엔 이 불명예를 깨끗하게 씻겠다는 각오다. 원종현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는 ‘마무리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마무리 투수를 염두에 두고 ‘멘탈 트레이닝’을 잘 준비했다”며 향후 꾸준한 활약을 약속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이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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