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육을 주제로 한 해외 과학 다큐멘터리를 미취학 아동들에게 보여줘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영어 원어민 강사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검은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서 송치한 캐나다 국적 영어강사 A씨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고,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은 A씨가 수업 시간에 인육에 관해 학생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영상을 검색했을 뿐 미리 영상을 준비하진 않았고, 영상을 보기 싫은 학생은 고개를 숙이고 있으라고 안내한 점 등을 고려해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앞서 지난 1월 8일 오후 세종시 한 어학원 강의실에서 수업을 하다가 사람 근육 조직 일부를 밖으로 빼내는 영상을 수업을 듣는 6~7세 미취학 아동 7명에게 보여줬다. 보여준 영상은 BBC 과학채널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가운데 일부다.
해당 수업을 들은 아이들의 학부모들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엽기적 영상을 보도록 해 아이들을 학대했다”며 A씨를 긴급 체포한 뒤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A씨를 긴급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 변호인은 이에 대해 경찰이 과잉수사를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긴급 체포할 사안이 아닌 데다 영장 신청 당시 법원도 아니고 검찰에서 돌려보낼 만큼 수사가 지나쳤다는 것이다.
경찰은 하지만 일부 아이들이 영상을 본 뒤 학원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학부모들이 주장한 만큼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 우려도 있다고 판단돼 구속영장을 신청했을 뿐 무리하게 수사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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