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지자체 평가] 역사ㆍ문화 살린 특화도서관… 종로구는 ‘평생교육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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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지자체 평가] 역사ㆍ문화 살린 특화도서관… 종로구는 ‘평생교육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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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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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내 최초 한옥으로 문을 연 서울 종로구 청운문학도서관 누정에서 주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 서재훈 기자

2014년 서울 종로구 인왕산 자락 아래 잘생긴 한옥 한 채가 자리잡았다. 국내 최초 한옥으로 지어진 구립 청운문학도서관이다. 19일 생활 속 거리두기 속에서 제한적으로 다시 문을 연 청운문학도서관에는 이날만을 기다려온 동네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마스크를 낀 채 4살짜리 아들과 도서관을 찾은 구기동 주민 황모(41)씨는 “어린이집 하원 후 아들과 도서관에 들르는 게 코스였다”라며 “일주일에 최소 2번은 꼭 온다”고 말했다.

청운문학도서관은 743.35㎡ 규모의 작은 도서관이지만 작년 한 해만 1만281명이 이용했다. 대부분 동네 주민이다. 이상미 종로문화재단 경영기획팀 대리는 “종로구는 인구가 15만여명에 불과한데도 인구 대비 도서관 이용률은 타구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라며 “도서관에 대한 구민의 애정이 커서 주 3, 4회씩 이용하는 ‘충성 고객’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는 한옥과 도서관의 조합에서 그 비결을 짐작할 수 있다. 고궁과 한옥마을로 대표되는 종로구만의 유구한 역사ㆍ문화라는 지역 자원을 그대로 살려 특화된 도서관으로 풀어낸 것이다. 마루에 앉아 책갈피를 넘기다 보면 신선놀음이 부럽지 않을 것 같은 시ㆍ문학에 특화된 청운문학도서관 외에도 국악을 주제로 한 우리소리도서관, 전통문화를 담은 도담도담 한옥도서관, 국학 전문도서를 소장한 어린이청소년국학도서관, 생태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삼청공원 숲속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청운문학도서관이 마련한 ‘청운까치서당’을 수료한 어린이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청운문학도서관 제공

동시에 도서관은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평생학습의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평생교육도시’ 종로구만의 특장점으로 거듭났다. 청운문학도서관의 경우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예절과 한학 교육을 하는 ‘청운까치서당’과 서울의 역사를 탐방하는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은 매번 정원의 두 배 이상 몰릴 만큼 인기가 높다. 구기동에서만 25년을 산 노영재(69)씨는 “내가 사는 동네에 대해 더 잘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참에 길 위의 인문학 수업을 듣게 됐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내용이 너무 좋았다”며 “공공프로그램 첫 참여였는데 다음에도 또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종로구에는 구립도서관이 한 곳도 없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취임 후 2011년 삼봉서랑을 시작으로 17개까지 늘었다. 청운효자동북카페, 무악다솜방, 이화마을 작은도서관 등 10분 거리에 있는 생활밀착형 도서관도 여럿이다.

이번 지자체 평가에서도 “도서관 좌석 수나 문화기반시설 절대치가 매우 큰 편으로 시설 확충이 아닌 유지 관리에 집중하는 것으로도 충분해 보인다”고 인정받았을 정도다. 전국 자치구 69곳 중 종합 2위를 차지한 종로구는 주민 역량, 삶의 질과 관계된 평생교육에 있어 강남구와 더불어 매우 활성화된 지역이라는 평가다. 평생교육 학습자 수가 자치구 중 최상위권인 점이 반영되면서 행정서비스 다섯 개 영역 중 하나인 교육에서 2위를 꿰찼다. 특히 지역경제 영역에서는 작년보다 19단계나 뛰어오르면서 5위에 올랐고,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문화관광(4위)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았다. 안전과 보건복지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작년보다는 6단계, 9단계씩 끌어올린 결과다. 특히 재정역량이 높지 않아 최우수 자치구가 되기는 어려웠다.

김영종 구청장은 “종로구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627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고도로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지붕없는 박물관”이라며 “전통을 잘 보존하면서 지역 특성에 맞는 개발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사람중심 명품도시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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