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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한 학사 일정, 한 번 삐끗해도 내신 타격... ‘고행’ 시험대 오른 고3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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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한 학사 일정, 한 번 삐끗해도 내신 타격... ‘고행’ 시험대 오른 고3들

입력
2020.05.20 15:05
수정
2020.05.20 22: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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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동안 각종 시험 최소 다섯번

학교 폐쇄 땐 학종 준비 등 치명타

‘고3 배려’ 정부 대책도 마땅찮아

서울 목동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학원은 지난 4일부터 ‘프리 반수생’ 반을 개설했다. 대학 재학생 중 재수를 결심한 학생들이 다음달 28일까지 8주간 집중 강좌를 듣고 ‘정규 반수반(반 재수생반)’에 편성돼 대학입시를 준비한다. 통상 대학교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는 6월 말에 반수반이 개설되는 것과 달리 올해는 두 달 먼저 입시반 운영을 시작한 셈이다. 20일 이 학원 관계자는 “우리뿐 아니라 다른 곳들도 이달부터 조금씩 반수반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학원 등록 재수생을 선점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 등교 수업 첫날인 20일 오전 울산시 중구 함월고등학교 한 교실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간격을 유지한 채 책상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고등학교 3학년 등교 수업 첫날인 20일 오전 울산시 중구 함월고등학교 한 교실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간격을 유지한 채 책상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등교개학이 80일 미뤄지면서 올해 고3 학생들은 어느 해보다 험난한 입시를 겪게 될 전망이다. 올해 주요 대학들이 일제히 정시 선발 비율을 높이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강한 재수생이 입시에서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던 차에, 등교 연기로 1학기 학사일정이 빡빡해지면서 수시의 성패를 좌우할 생활기록부 작성도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하늘교육 대표는 “수능일이 예정보다 2주 늦춘 12월 3일로 확정되면서 반수생에게 시간을 벌어준 셈”이라며 “(재수생) 유입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벌써부터 강남, 목동 지역을 중심으로 속속 ‘반수반’이 개설되는 이유다.

◇두 달 만에 시험만 다섯 번

수능을 197일 앞둔 고3 학생들은 등교하자마자 각종 시험을 치른다. 5월부터 8월까지 짧아진 1학기 등교 수업기간에 적어도 다섯 번 본다. 당장 21일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를 본다. 이어 5월 말∼6월 초에 중간고사, 6월 1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학평, 7월 22일 인천시교육청 주관 학평, 7월 말∼8월 초 기말고사 등이 이어진다.

그나마 교내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을 때 가능한 시험 일정으로 확진자가 발생해 학교가 전면 폐쇄되면 지필고사 일정을 미루거나 각 가정에서 학평을 볼지도 모른다. 학생이 자가격리 대상자가 돼 시험을 볼 수 없는 상황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나 학생부교과전형(내신 위주 전형)을 노리는 고3 수험생에게 ‘코로나발 악재’가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대학 전형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학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의 내신 반영 비율은 대략 고1 20%, 고2 30%, 고3 1학기 50% 선이다.

고등학교 3학년 등교가 시작된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고등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이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등학교 3학년 등교가 시작된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고등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이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난감한 고3 형편 입시에 어떻게 반영할지

지난 18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고교 3학년 재학생들이 재수생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올해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대학이 (학생부 평가에서)재학생, 재수생을 나눠 평가할 수 있지만 학생 선발권이 전적으로 대학에 있는 만큼 이를 강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이미 대학마다 입학 시행계획을 발표했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입학 기준이 나와 있어 이를 번복하긴 어렵다”면서 “재학생 피해 대책은 또 다른 형평성 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매년 학령인구가 줄고 있지만, 입학정원은 예년 수준을 고수한다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수험생이 줄어든 만큼 대학 관문은 넓어지는 셈인데, 지난해 교육통계 기준 당시 고3학생은 49만7,652명, 올해 고3이 된 당시 2학년은 44만1,629명이었다. 임성호 대표는 “(대학 신입생 중)재수생 비율은 늘 수 있지만, 실제 재수생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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