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중(反中) 정서와 세계무역기구(WHO)를 끌어 들여 농심(農心)을 자극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상징하는 다자주의를 득표 전략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농민과 목장주, 식품 공급망 지원’ 관련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여러분에게 공정하고 평평한 운동장을 제공하기 위해 중국과 협상했다”며 “우리가 중국과 협상을 시작했을 때 농부들은 중국의 표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그전에는 우리에게 10센트도 지불하지 않았다. 그들은 일찍이 어떠한 것도 지불하지 않았다”면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對中) 정책을 저격했다.
그의 발언은 대선 국면에서 ‘팜 벨트 농심 공략’ 의도가 다분히 담겨 있다. 트럼프는 앞서 의회에서 통과된 농가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금’ 지급 계획을 이날 행사에서 발표하면서 “우리는 열심히 싸웠다. 이번 지급은 중국에 의해 초래된 글로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해 농부들이 입은 손실을 보상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수백억달러의 관세를 거둬들였다”며 “이 가운데 2년 전 120억달러, 그리고 이듬해 160억달러를 농부들에게 돌려줬다”고 자화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WHO의 ‘중국 편향성’을 부각하면서 근본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관계를 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그는 전날 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회원국 탈퇴를 시사한 것과 관련해 “그들(WHO)은 행실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일을 보다 잘해야 한다”며 “미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들에 대해 훨씬 더 공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과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별도의 방식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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