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여 간의 일본 출장 후 서울 잠실 사무실로 출근을 재개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전략적 투자와 근무 방식 변화를 전 그룹사에 주문했다. 사회·경제·문화적 변화에 맞춰 성장 가능성 높은 사업을 발굴하도록 지시하고, 본인부터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를 정기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롯데지주는 지난 19일 진행된 임원회의에 참석한 신 회장이 이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고 20일 밝혔다. 신 회장이 그룹의 대면 회의에 참석한 건 약 2개월 만이다. 지난 3월 일본 출장길에 오른 신 회장은 이달 2일 귀국해 자택에서 2주간 자가격리 기간을 거친 뒤 지난 18일부터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번 임원회의에서 신 회장은 “코로나19가 종식돼도 기존의 생활로는 돌아갈 수 없다”며 “그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시장의 법칙과 게임의 룰이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위기만 잘 넘기자는 식의 안이한 생각을 해선 안 되고, 다시 출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치열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향후 예상되는 트렌드 변화와 우리 사업의 성장성을 면밀히 분석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미래 성장이 가능한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일본에서 신 회장은 사무실과 재택근무를 병행했고, 귀국에선 격리된 2주간 재택근무를 했다. 신 회장은 “비대면 회의나 보고가 생각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직접 방문이 어려운 사업장은 오히려 화상회의를 통해 현장 목소리를 더 자주 들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험을 통해 신 회장은 “업종별, 업무별로 변화한 근무 환경에서 어떻게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과제를 던졌다.
아울러 본인 스스로도 향후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를 정기적으로 시행할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 물리적 거리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주 방문하지 못했던 사업장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챙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고 이겨내겠다는 ‘위닝 스피릿(Winning spirit)’이 전 임직원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며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 고정관념을 깨는 사고의 전환, 빠른 실행력을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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