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전화로 하던 업무 AI가 자동 수행

지금까지 사람이 전화로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자 관리 업무를 인공지능(AI)이 대신하는 시스템을 SK텔레콤이 개발, 20일부터 방역 현장에 적용한다.
이날 SK텔레콤은 AI ‘누구’가 전화를 걸어 코로나19 자가격리ㆍ능동감시 대상자의 발열, 체온, 기침, 목 아픔 등 증상을 체크하는 ‘누구 케어콜’ 시스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현재 각 지역 관할 보건소는 질병관리본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감염이 의심되는 자가격리자나 능동감시 대상자에게 하루 두 번씩 전화를 걸어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누구 케어콜 시스템에서는 이 역할을 AI가 한다. 보건소 인력이 하던 업무를 AI가 수행하면 보다 빠른 데이터 축적 및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스템을 위해 SK텔레콤은 이동통신망 위에 AI 기술을 구축했다. 전화를 받는 사람도, 보건소 담당자도 별도의 응용 소프트웨어(앱)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일단 보건소 담당자가 누구 케어콜 웹사이트에 로그인해 연락 대상자를 등록하기만 하면 누구 케어콜이 자동으로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증상 여부를 확인한다. 대상자의 답변은 바로 데이터로 정리돼 웹사이트에 올라간다. 보건소 담당자는 웹사이트에서 증상 여부만 확인하면 된다.
누구 케어콜은 사람이 쓰는 언어를 컴퓨터에 인식시키는 자연어 처리 기술과 음성 및 문자 간 상호 변환 기술이 탑재돼 있기 때문에 예 또는 아니오 식의 단순 답변을 요구하는 ARS식 문답과는 다르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람 간 대화에 가까운 질의응답 체계를 구현했다”며 “대상자의 즉흥적이고 복잡한 의사표현을 AI가 이해할 수 있어 정확하게 증상 발현 여부를 체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SK텔레콤은 경상남도와 협약해 이날부터 경남 18개 시ㆍ군의 자가격리ㆍ능동감시 대상자 약 1,500여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현아 SK텔레콤 AI서비스단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공공 보건 담당자 분들의 노고가 계속되고 있어 누구 케어콜이 도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AI 기술이 공공분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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