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베어스가 두산그룹의 품을 떠나 다른 기업에 팔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19일 두산중공업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두산그룹에 두산베어스 야구단 매각을 요구했다는 일부 보도가 시발점이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두산베어스) 매각 요구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두산 역시 “매각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두산베어스 매각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두산은 채권단에 제출한 3조원 규모 자구안의 최종 확정을 앞두고 현재 현금 확보에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금 창출 능력이 있어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꼭 지키려 했던 두산인프라코어가 매물 후보 반열에 오른 걸 비롯해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어셀, 두산타워까지 말 그대로 ‘돈 되는 건 다 파는’ 형국이다. 이 과정에서 두산베어스는 매각 후보로 크게 거론되지 않았다. 주요 계열사나 자산과 비교하면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금융권 등을 중심으로 두산베어스 매각설이 퍼졌다.
두산이 돈 되는 자산을 가능한 다 팔겠다고 한 만큼 두산베어스 매각을 못 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두산이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하도록 채권단이 두산베어스 매각을 지렛대 삼아 압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일단 두산은 야구단 매각은 없을 거란 강경한 입장이다.
두산 관계자는 “매각 계획은 없다. 매각설에 특별히 대응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두산베어스는 두산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작년 580억원의 매출액, 32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매출이나 영업이익 규모와 별개로 두산베어스가 두산그룹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은 적지 않다. 두산베어스는 1982년 출범한 프로 원년 멤버다. OB베어스로 출발해 1999년 두산베어스로 명칭을 변경했다. 연고지는 서울로 지금까지 통산 6번이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명문이자 인기 구단 중 하나다.
포브스코리아 2019년 평가에 따르면 두산베어스 가치는 시장가치 370억원, 경기장 가치 1,099억원 등 총 1,907억원이다.
한편 두산그룹을 대상으로 한 채권단 실사 작업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실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이르면 이번 주 실사 결과를 채권단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한 두산 측의 경영 정상화 방안은 이달 말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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