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눈]삼성전자 등 대형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나서
개인 투자자들 “개미는 위대” “치킨 값이라도 벌어 만족”
“경자년 (庚子年) 동학개미운동이 승리했다.”
코스피지수가 두 달 만에 1,980선을 밟은 19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을 지탱해오던 개인투자자들이 1조원이 넘는 물량을 내던졌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1조1,861억원을 순매도 했다. 개인의 순매도 규모는 2012년 9월 14일(1조4,509억원) 이후 7년 8개월 만의 최대치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동반 사자’를 외쳤다. 외국인은 3,311억원을 기관은 8,421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그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하루 1조원 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하고, 외국인은 순매도하며 이른바 동학개미 군단과 대립 구도를 지속하던 것에서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한 주식시장에 ‘동학개미’라는 신조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지난달부터다.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보유하고 있으면 언젠가 오른다’는 믿음이 반영된 것이다. 심지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는 이들까지 늘어나면서 ‘묻지마 투자’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 지수가 1,900선까지 회복하면서 개인투자자 상당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그 동안 사모았던 삼성전자와 현대차, SK하이닉스 등을 앞다퉈 내던졌다. 종목 별로 보면 개인은 이날 하루에만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3,544억원어치 팔아 치웠다. 현대차와 SK하이닉스도 각각 1,711억원과 869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하루 3.07% 올랐고, 현대차도 7.83% 급등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개미는 위대하다”면서 동학개미운동의 ‘승리’에 대한 자축이 이어졌다. 큰 돈을 벌었다기 보다는 이번 기회에 주식에 입문했다거나 작게나마 수익을 봐서 만족했다는 이들이 많았다.
한 누리꾼은 “갖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팔아 200만원 정도의 이득을 봤다”며 “첫 투자라 어차피 큰 돈을 기대한 건 아니라서 그만 손 털려고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50만원 투자해서 3만원의 이익이 났다”며 “소소하게 치킨 값 정도 벌었지만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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