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맥도널드에서 조직적 성희롱이 있었다는 국제노동단체의 고발이 제기됐다. 국제식품노동조합연맹(IUF)은 18일(현지시간) “젠더에 기반한 희롱과 폭력은 맥도널드 조직문화의 한 부분”이라고 주장하면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네덜란드 사무실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IUF가 이날 제출한 고발장에 따르면 미국 맥도널드 매장에서는 강간미수 사건이 발생했고 브라질 매장에선 승진을 미끼로 한 성적 행동이 있었다. 프랑스의 한 매장에서는 여성노동자 탈의실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있었고, 영국ㆍ호주ㆍ칠레 등에서는 ‘노동자가 원치 않은 신체 접촉’이 있었다.
이번 제소는 IUF가 다국적기업에서 발생한 조직적 성희롱을 OECD에 고발한 첫 사례다. IUF는 “맥도널드 본사가 위치한 미국에서는 매장의 90%가 가맹점이어서 노동조건과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해 본사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맥도널드의 유럽 거점인 네덜란드에서 제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IUF는 맥도널드뿐만 아니라 17억달러(약 2조842억원) 규모 맥도널드의 지분을 공동보유한 네덜란드 공적연금 운용공사(APG)와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함께 제소했다.
이번 사건은 네덜란드 정부가 조사할 예정이며, 네덜란드 정부는 3개월 안에 맥도널드와 조정 절차를 밟을지 결정해야 한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브라질 연방 정부도 맥도널드의 성희롱과 인종차별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히카르두 파타 브라질 일반노조 위원장은 영국 가디언에 “브라질 맥도널드 노동자의 대부분은 서민이며 이 중 다수는 미성년자”라고 말했다. 수 롱리 IUF 사무총장도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년간 맥도널드 노동자들은 성희롱과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해 경고음을 내왔지만 맥도널드는 문제를 해결할 의미 있는 조처를 하지 않았다”면서 “맥도널드는 고위층에서부터 내려온 썩은 문화를 가졌다”고 비난했다.
맥도널드는 성명을 통해 “맥도널드는 사람이 최우선인 회사로 협력사와 함께 (성희롱과 젠더 폭력 문제에) 대응할 책임이 있고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고발 건은 전달받는 대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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