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집과 정의연, 국내 위안부 운동 두 축이지만 ‘독자 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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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집과 정의연, 국내 위안부 운동 두 축이지만 ‘독자 노선’

입력
2020.05.2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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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단체ㆍ범불교계 등 주체 갈려 

 정의연은 日 사과 받기 연대활동 

 나눔의집은 할머니 돌봄에 집중 

빗방울이 떨어진 19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보라색 우비가 씌워져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의 전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은 지난 30년간 위안부 운동을 이끌어온 양대 단체다. 피해자 할머니 상당수가 나눔의집에 기거하고 있어 두 단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할머니들의 왕래를 제외하면 별다른 연대 없이 사실상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정대협과 나눔의집은 1990년대 초 나란히 설립됐지만 둘의 ‘뿌리’는 엄연히 다르다. 정대협은 1990년 11월 전국 37개 여성단체가 모여 세워진 연합단체로, 이화여대 교수를 지낸 윤정옥ㆍ이효재 선생과 박순금 한국교회여성연합회장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나눔의집은 범불교계 기구인 불교인권위원회가 1992년 각계 성금을 걷어 건립했다. 처음 서울 마포구에 자리를 잡았던 나눔의집은 1995년 한 독지가가 기증한 경기 광주시 퇴촌면의 현 위치로 자리를 옮겨 20여 명의 피해자 할머니(현재 6명 거주)가 머물렀다.

두 단체는 국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설립 초기엔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나눔의집 초대 원장인 혜진 스님은 정대협 실행위원으로 활동했고, 이용수(92) 할머니와 고(故) 김복동 할머니 등 나눔의집에서 생활하던 할머니들이 정대협 주최 수요집회에 참석하는 등 교류가 있었다.

다만 두 단체가 주력한 활동 영역에는 차이가 분명하다. 정대협은 출범 초기부터 일본 정부의 위안부 피해 인정과 공식 사죄를 이끌어내기 위한 대(對)정부 활동이나 국내외 연대 활동에 집중했다. 특히 유엔인권이사회 등 국제 무대에서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데는 정대협의 역할이 컸다. 이에 비해 나눔의집의 활동은 피해자 돌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2012년 일본 극우정치인의 소녀상 말뚝 테러 당시 정대협은 무대응 방침을, 나눔의집은 해당 정치인 고발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차이 때문인 것으로 해석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정대협과 나눔의집이 공통적으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원하긴 하지만, 정대협이 좀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인권운동을 주도해왔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소원한 모습은 이번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태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정의연ㆍ정대협이 기부금 부실관리 논란에 휩싸인 직후 여성단체를 비롯해 여러 시민단체가 연대 성명을 냈음에도 정작 나눔의집은 19일 현재까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단체의 미묘한 관계가 나눔의집을 둘러싼 논란 탓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초대 원장 혜진 스님은 2001년 성추문으로 원장직에서 사임했는데, 당시 정대협과 연대하는 여성단체들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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