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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1인 1실’ 권고에… 학교 현장선 “불가능한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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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1인 1실’ 권고에… 학교 현장선 “불가능한 지침”

입력
2020.05.19 16:59
수정
2020.05.19 22:3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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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D-1 자구책 골몰하는 기숙사 학교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고3 등교개학을 이틀 앞둔 지난 18일, 전남 담양고를 방문해 학교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고3 등교개학을 이틀 앞둔 지난 18일, 전남 담양고를 방문해 학교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기숙사가 4인 1실이라 걱정되지만 수험생인데 방법이 없으니까요.”

19일 전국단위 한 자사고의 고3 학부모 강모(52)씨는 80일만의 등교를 앞두고 불안 반 다행 반이라는 심정을 전했다. 등교가 다섯 차례나 미뤄지면서, 짐을 택배로 부쳤다가 다시 돌려 받은 것만 벌써 3번째라고 했다. 전교생의 약 90%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이 학교는 등교수업 개시 하루 전인 이날부터 기숙사에 입사했다. 교문 앞에는 자녀의 ‘발열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학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자녀를 기숙사에 입사시킨 또 다른 고3 학부모 조모(48)씨도 “수능은 197일 남고, 수시도 더 늦어지면 쓸 수가 없기 때문에 등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학교가 방역을 잘 할 거라고 믿고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등교 하루 전인 이날 전국 고등학교는 ‘학교 방역’의 막바지 점검으로 분주했다. 특히 학생들이 숙식을 하는 기숙사 학교들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교육부, 방역당국도 기숙사 학교에 대해서는 ‘1일 통학 가능 거리에 거주하는 학생은 가급적 기숙사 이용 자제’ ‘가능한 1인 1실을 사용’ 등을 제외하고는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교는 저마다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기숙사 1인 1실 권고가 지켜지는 학교는 드물 것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2인 1실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의 A고교 교장은 “지금도 기숙사 수요를 다 수용 못해서 통학 시간 1시간 30분 이내는 입사를 못하고 있다”며 “1인 1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동선을 최대한 통제하고 급식을 일방향으로 먹게 하는 등 방역을 철저히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국단위 자사고인 B고교도 최대 학생 5명이 기숙사 한 방을 사용한다. 이 학교 교감은 “1인 1실은 어렵다”며 “학생 체온이 37.3도 이상만 돼도 별도의 대기실로 분리해 관찰하고, 기숙사 입사가 시작된 오늘(19일)부터 중간고사 기간인 6월 11일까지 출입을 통제하는 등 학교 나름대로 철저한 내부 매뉴얼을 만들어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숙사 문이 한 달간 닫히면서 학부모들도 사전에 자녀의 한 달치 마스크를 준비했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전했다.

백정흠 서울시교육청 평생진로교육국장도 “기숙사는 집합 생활시설이라 현실적으로 거리두기가 쉽지 않다”며 “가급적 1인 1실이 원칙이지만 부득이한 경우 다인실은 침대간 거리를 넓히고 방역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시내 중학교와 고등학교 중 기숙사가 있는 학교는 73곳이다. 이 중 등교수업이 시작돼도 기숙사를 운영하지 않겠다는 학교는 6곳에 그친다. 나머지 67곳이 기숙사를 운영한다.

20일 고3부터 등교가 시작되면, 기숙사 학교뿐만 아니라 모든 학교 학생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학교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 학생들은 등교 일주일 전부터 자가진단을 실시해야 하고 이상이 있으면 등교할 수 없다. 교실에 가자마자 자신의 책상을 스스로 닦고 교실은 자주 창문을 열어서 환기해야 한다. 마스크는 급식 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착용해야 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신학기 개학준비추진단 회의를 열고 “새로운 학교 방역의 핵심은 학교 내 학생들을 등교 시간, 쉬는 시간, 점심 시간, 수업 시간에 최대한 분산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을 대유행까지 언급되는 상황에서 45만명 고3 학생들의 상급학교 진학, 사회 직업진출의 길을 무한정 유보시킬 수는 없다”며 등교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양해를 당부했다. 유 부총리는 “고3 학생은 매일 등교, 다른 학년은 격주ㆍ격일ㆍ주1회 이상 등교”를 각 시도교육청에 권고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앞서 전날 이와 동일한 등교수업 방안을 제시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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