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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즐기며 쇼핑을”… V커머스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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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즐기며 쇼핑을”… V커머스 시대가 왔다

입력
2020.05.19 17:21
수정
2020.05.19 18:4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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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백화점 커뮤니케이션팀 직원들이 제작한 자사 브랜드(PB) ‘고메이 494’ 제품 광고 동영상 속 한 장면. 동영상 캡처
갤러리아백화점 커뮤니케이션팀 직원들이 제작한 자사 브랜드(PB) ‘고메이 494’ 제품 광고 동영상 속 한 장면. 동영상 캡처

“오늘은 퇴근해서 뭘 해먹나. 뭔가 간편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것 없을까?”

한 남성이 저녁거리를 고민하는데, 마침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주위를 둘러 보니 후배 사원이 놋그릇에 담긴 국밥 한 그릇을 먹고 있다. 이때 ‘명품 국밥’이라는 커다란 문구가 화면을 채운다.

6분여의 이 동영상은 지난달 갤러리아백화점 커뮤니케이션팀 직원들이 직접 출연∙제작해 유튜브에 올린 것이다. 자사 브랜드(PB) ‘고메이 494’의 가정간편식(HMR)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영상에서 직원들은 “내 입에서 한우 냄새 안 나요?”라며 주관적인 맛 평가를 덧붙여 제품 홍보에 재미를 입혔다. 영상 말미엔 할인행사를 소개하며 소비자들이 갤러리아 온라인몰에 접속하도록 유도했다. 갤러리아는 이 같은 동영상을 한 달에 2, 3개 게재한다는 방침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동영상 시청과 모바일 쇼핑이 일상으로 자리잡으면서 ‘V커머스’가 유행하고 있다. V커머스는 비디오와 커머스의 합성어로, 기업이 상품을 소개하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노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상품 판매까지 연결하는 전자상거래 방식을 의미한다.

디지털 미디어랩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2020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온라인 동영상 이용률은 94.6%로 나타났다. 이를 의식한 패션업계는 발 빠르게 V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 10, 20대 젊은 소비층을 확보하며 600만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무신사’ 온라인 쇼핑몰은 지난달 유튜브 채널 ‘무신사TV’의 개국 1주년을 맞았다. 이곳에선 자사 몰이 판매하는 의류의 스타일링 팁, 브랜드와 디자이너 소식 등을 담아 패션 정보를 제공하고, 자사몰 주소를 링크해 곧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1년간 15만명이 넘는 구독자가 모였고, 총 콘텐츠 누적 조회수도 2,000만회에 이른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해 11월 쇼핑과 영상 콘텐츠를 결합해 유튜브에 ‘먼데이박스’ 채널을 개설했다. 매주 월요일마다 유튜브를 비롯해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등 소셜 미디어 채널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TV 시대가 저물면서 기업들이 광고보다는 자체 제작한 온라인 영상물을 통해 젊은 소비층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드라마틱한 매출 호조를 기대하기보다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려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V커머스 시장에 실시간 방송을 접목했다. 롯데백화점은 라이브 방송 채널 ‘100LIVE’를 열어 온라인 쇼핑몰 ‘엘롯데’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3월 100LIVE 누적 시청 횟수는 1만8,000회를 넘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과 3월 네이버와 손잡고 실시간 방송으로 제품을 소개했다. 2월엔 40여분 방송 동안 1,5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V커머스 뷰티 플랫폼. ‘왈라뷰’ 영상 캡처
V커머스 뷰티 플랫폼. ‘왈라뷰’ 영상 캡처

V커머스 쇼핑 플랫폼도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한 V커머스 뷰티 플랫폼 ‘왈라뷰’는 뷰티 영상 콘텐츠로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 소비자들은 관심 있는 콘텐츠를 골라볼 수 있고, 바로 구매도 가능하다. 지난달 회원 가입자 수가 전월 대비 164% 증가했고, 회원 연령대는 10대가 전체의 65%, 20대 초반이 11%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왈라뷰는 1990년대 온세통신을 인수한 세종텔레콤이 오픈했다. 전통적인 통신 사업자가 시대 흐름에 맞게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한 셈이다. 김성훈 세종텔레콤 이사는 “소비 패턴이 변화하는 만큼 흥미로운 영상과 정확한 정보가 담긴 콘텐츠 기획이 소비와 직결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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