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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에 발목 잡힌 불교계… 40년 만에 연등회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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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에 발목 잡힌 불교계… 40년 만에 연등회 취소

입력
2020.05.1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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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 지속 상황서 국민 안전과 생명이 최우선”

연등회보존위원회 집행위원장이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부장인 금곡 스님(오른쪽)이 19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올해 서울 도심 연등 행사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등회보존위원회 집행위원장이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부장인 금곡 스님(오른쪽)이 19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올해 서울 도심 연등 행사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클럽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조짐 불똥이 불교계에 튀었다. 매년 대중적인 참여 속에 치러 온 서울 도심 연등 행렬을 불교계가 40년 만에 전격 취소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19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3, 24일 열려던 연등 법회ㆍ행렬 및 ‘전통문화마당’ 등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심사숙고 끝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다.

연등회보존위원회 집행위원장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부장인 금곡 스님은 이날 불교종단협의회장 겸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 대신 읽은 회견문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방역대책본부의 관리와 통제가 가능한 범위 안으로 들어왔다고는 하지만,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 언제 어디서 또다시 이런 상황이 발생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며 “올 3월 불교계가 코로나19 상황에 직면해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한 달 뒤로 변경한 것처럼 위기가 하루속히 종식돼 모든 국민이 평안해지기를 발원하려는 취지”라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취소된 행사는 23일 토요일 서울 동국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연등 법회와 법회 뒤 도심으로 이어지는 연등 행렬, 24일 일요일 서울 조계사 앞에서 열리려던 체험 행사 ‘전통문화마당’이다. 특히 도심 연등 행렬에는 매년 2만여명이 참여해 왔었다.

조계종에 따르면, 연등회 행사가 취소된 건 1980년 광주 5ㆍ18민주화운동에 따른 계엄령으로 행렬이 진행되지 못한 뒤 40년 만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1961년 4ㆍ19 계엄령, 1970년에 역시 계엄령 같은 상황이던 서울시 교통 혼잡 때문에 행렬이 취소된 것까지 포함하면 역대 네 번째”라고 말했다.

다만 30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은 철저한 방역 지침 준수 하에 전국 사찰에서 계획대로 진행된다. 불교계는 3월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4월 30일 열 예정이던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한 달 뒤로 미룬 바 있다.

연등회는 신라 진흥왕 때부터 팔관회와 함께 지속돼 온 전통 행사로,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돼 있다. 12월에는 제17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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