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의 전언을 인용해 보도
김정은 안 보였던 시기와 일치
“北, 코로나 확대 신경 곤두세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지난달 초중순 북한에서 천식과 감기 증상이 있는 환자들이 결핵 환자가 머무는 시설에 강제 격리됐다고 산케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공식 발표와 달리 북한 측이 감염 확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북한 내 주민들과 연락을 주고 받는 탈북자 남성의 증언을 바탕으로 “북한이 방역을 강화한 시기는 김 위원장의 활동을 보도하지 않은 3주간과 일치한다”고 전했다. 일본 정보당국도 유사한 정보를 입수해 코로나19와 김 위원장의 동향과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탈북 남성은 지난달 중순 북중 국경에 위치한 무산의 지인과 연락했을 당시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을 맞아 중국으로부터의 감염을 막기 위해 경비가 강화됐다고 들었다고 한다. 당시 중앙기관으로부터 “이상 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격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오자, 현지 방역부서는 해당자가 없다고 보고했지만 오히려 검열단이 조사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방역부서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천식이나 감기 환자들을 결핵병동에 강제적으로 격리했다.
지난해 초순 평양에서는 건물 내 소독과 식당에서의 간격 유지가 엄격히 실시됐다. 외출 시에는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했고, 대학생들로 임시방편으로 조직한 방역감시팀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을 적발해 반성문을 받기도 했다.
경제활동도 크게 위축됐다. 혜산에서는 장마당이 폐쇄되면서 상인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거래하거나 역과 버스 정류장 등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소규모 거래소가 생겨나기도 했다. 다만 신의주와 나선에서는 지난해 중순부터 중국과의 물류통제가 완화됐다. 이에 탈북 남성은 “나선과 신의주는 물류의 대동맥으로 장기 봉쇄할 경우 아사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완화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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