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업체 모더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1상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으며 백신 개발까지 남은 절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모더나는 6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곧 2단계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모더나는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후보(mRNA-1273)를 투여한 임상시험 참가자 45명 전원에게서 코로나19 항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2상에서 백신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실질적으로 예방하는지 증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55세 이상의 피실험자를 절반 정도 참여시켜 백신 후보 물질을 50㎍(마이크로그램), 100㎍씩 투여할 예정이다. 1상은 만 18~55세 참여자를 세 그룹으로 나눈 뒤 각각 25㎍, 100㎍, 250㎍씩 약 28일의 간격을 두고 두 차례 투여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3상은 오는 7월쯤 수천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앞선 시험들이 실험실이라는 제한된 조건에서 면역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표본 테스트였다면, 이 시험은 백신이 실제 상황에서도 감염을 예방하는지 아니면 감소시키는지 파악하는데 주안을 둔다.
남은 절차들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모더나의 백신은 이르면 내년 초 상용화될 전망이다. 통상 백신이 상용화되려면 안전성을 확실히 보장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 현재 상황을 참작해 절차가 단축될 가능성이 크다. 외신은 올 겨울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을 숫자로 정리했다.
◇108: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힌 지난 5일 기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수
◇9개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예상한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간
◇12~18개월: 미국 내 최고 감염병 전문가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예상한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간
◇37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백신 개발에 투자한 기간. 1983년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가 발견됐지만 아직 백신은 나오지 않았다.
◇3,938억원(3억1,900달러): 국제 의학지 ‘란셋’이 밝힌 코로나19 백신의 대규모 임상시험에 드는 최소한의 비용
◇1,852조원(1조5,000억달러): 백신이 개발되지 않을 경우 코로나19로 올해 감소할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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