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개막 초반부터 ‘리얼돌 논란’에 휩싸인 FC서울이 관중석에 설치한 마네킹 제공 업체인 A사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전했다.
서울 관계자는 18일 본보와 통화에서 “구단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며 “조만간 구단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단은 법률검토를 거쳐 A사를 업무방해와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다.
서울은 전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무관중 경기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원큐 K리그 2020 2라운드 홈경기에서 관중석에 A사에서 제공한 약 30개의 마네킹을 설치했지만, 이내 ‘리얼돌 논란’에 직면했다.
무관중 경기의 허전함을 메우고 이색적인 재미를 전하겠다는 게 구단 의도였지만, 온라인 상에서 일반 마네킹이 아닌 성인용품 ‘리얼돌’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구단과 A사측에 따르면 실제 30개의 마네킹 가운데 10개가 리얼돌로 밝혀졌고, 마네킹 손에 쥐어진 응원 피켓엔 A사가 리얼돌을 제작해 납품했었다는 B업체명과 함께 B업체 소속 성인방송 BJ(Broadcasting Jockeyㆍ방송진행자) 이름이 적혀 논란은 증폭됐다.
이후 구단과 A사가 경기 당일 취재진을 대상으로 해명하는 과정에서 논란의 발단 책임을 마네킹 및 피켓 설치를 함께 진행하고 사진촬영까지 한 B사 몫으로 돌렸지만, 본보 취재결과 A사 대표는 B사 사내이사였고 B사 대표 역시 A사 사내이사를 맡는 등 두 회사가 긴밀한 협력관계임을 알 수 있는 정황도 속속 드러났다.
이와 함께 논란이 외신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퍼진 18일 두 회사 홈페이지가 돌연 문을 닫으면서 불리한 흔적을 인멸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커졌다. 당초 성인용품과는 무관하다고 주장 했던 A사는 전날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성인용품 판매 창을 운영했고,‘리얼돌을 비롯한 성인용품을 개발 및 제조하는 회사’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바 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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