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ᆞ2 격주 등교… 과밀학급 등교ᆞ원격수업 병행 권장
학교별 등교일수 제각각… 조희연 또 “수능 한달 연기를”
서울시교육청이 고3 학생만 20일부터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하고, 나머지 학년은 등교수업 개시 이후에도 이를 최소화하는 ‘학생 등교수업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내 초등학교, 중학교를 중심으로 많은 학교가 남은 1학기 동안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교육당국이 최소 등교수업 일수만 제시하는 등 ‘자율’이라는 명목으로 학사 운영에 대한 책임을 일선 학교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교육청은 18일 관내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 가운데 고3만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하는 내용의 등교수업 운영 방안을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밀도 있는 학습이 필요한 고3은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했지만 나머지 고1, 2는 학년별 또는 학급별 격주 (등교수업)운영을 권장한다”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최소 주 1회 이상 등교수업을 하도록 하는 등 원격수업을 기조로 한 수업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 ‘학교 방역’의 최대 난제인 과밀학급, 과대학급에 대한 운영 방안도 제시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앞서 “과밀학급과 과대학급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바 있다. 강연흥 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강남, 목동, 중계 일부 지역에 과밀학급이 집중돼 있다”며 “분반을 하려면 공간이 2배가 필요하고 관리할 교원 인력도 2배가 필요해, 분반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분반은 반을 2개로 나눠 동시에 등교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뜻한다.
시교육청은 대신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방안을 택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가 한 반에 30명 이상인 과밀학급일 경우 홀수 번호와 짝수 번호 학생이 격일로 등교하는 방안이다. 등교하지 않는 날에는 원격수업을 듣는다. 학교 전체 학생 수가 1,000명 이상인 과대학교는 저학년(1~3학년), 고학년(4~6학년)이 격일로 등교하는 방안을 내놨다. 서울시내 과밀학급은 2,968학급(87개교), 학생 수가 1,000명 이상인 과대학교는 177개교에 달한다. 중복되는 학교를 제외한 서울의 과밀학급 또는 과대학교는 212개교다.
서울을 비롯해 대다수 시도교육청은 현재 등교수업의 기본 방향만 제시하고, 세부 방식은 학교 자율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로써 지역별, 학교별로 등교수업의 방식은 제각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만 해도 고1, 2 역시 지필평가, 학교생활기록부 마감 등 평가 일정 때문에 고3처럼 매일 등교하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의 한 자사고 교사는 “등교개학이 두 달여 미뤄지면서 학부모들 등교 요청이 빗발치는데, 시교육청 지침대로 격주 등교수업을 진행하긴 힘들 것”이라며 “우리 학교는 학부모 민원에 따라 등교 직후부터 신청자에 한해 전 학년 야간자율학습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교육감은 이날 다시 한 번 수능 연기 여부와 관련해 교육부와 다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유동적이며 불확실하고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능은 9월 신학년제를 도입하지 않아도 현재 틀 내에서 한 달까지 연기가 가능하다”고 수능 연기론에 불을 지폈다. 또 “대학이 4월 1일 개강하는 게 불가능할 게 없다”고도 했다. 더 이상의 수능 연기는 없다는 교육부의 입장과는 온도 차가 있는 발언이다. 조 교육감은 최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서도 “수능을 최대 한 달 연기 못 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 주장, 교육부와 교육청의 엇박자로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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