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꽁꽁 얼어 붙었던 전세계 프로축구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지난 8일 한국이 K리그 개막전을 치르며 전세계 곳곳에 ‘가능성’을 내보였고,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축구리그들도 속속들이 재개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시즌 중단과 연기 결정으로 인해 빚어진 재정적 손실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손실은 인기에 비례한다.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천문학적인 중계료, 경기 입장료 등이 전부 끊기기 때문이다. 큰 돈을 벌어들인 리그일수록 큰 손실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독일 분데스리가ㆍ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ㆍ영국 프리미어리그(EPL)ㆍ이탈리아 세리에Aㆍ프랑스 리그앙이 큰 타격을 입었다.
세계적인 회계업체 KPMG는 이 유럽 5대 리그들이 코로나19로 입는 총 손실을 최대 40억 유로(5조 3,344억원)로 추산하기도 했다. 세리에A는 최대 6억5,000만 유로(8,668억원), 리그앙은 1억7,500만 파운드(2,615억원) 손해가 예상된다.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손실 규모를 밝힌 리그도 있다. 시즌 취소 시 EPL은 최대 10억 파운드(1조 4,943억원), 라리가는 최대 6억7,880만 유로(9,052억원), 분데스리가는 최대 8억1,650만 달러(1조 71억원) 손해를 예상했다. 전반적으로 시장가치가 크고 리그 진행률이 낮을수록 손해가 큰 모양새다.
코로나19 위험이 여전한 상황에도 리그 재개를 강행한 것도 모두 손실을 조금이나마 메우기 위해서다. EPL의 리처드 마스터스 CEO에 따르면 EPL이 무관중으로 시즌을 재개한다면, 각 구단이 방송사에 환불해야 하는 금액만 3억4,000만 파운드(5,080억원)다. 이 역시 큰 금액이지만 리그를 종료할 경우 얻는 피해액의 3분의 1 수준이다.
두 달 늦게 시즌을 시작한 한국 프로축구 K리그도 큰 손해를 입긴 마찬가지다. K리그는 기간 내에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11라운드를 축소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K리그는 올해 575억원(지난해 총 매출의 15% 수준) 손해를 예상한다. 모기업이나 지자체 지원금, 관중 입장 수입, 팀별 상품 판매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금액을 합친 금액이다.
전세계가 축구 가뭄에 빠진 상황에서 개막을 결정지으며 중계권을 추가로 판매했으나, 연맹에 돌아오는 돈은 없다. 연맹은 스포츠 중계방송권 판매업체인 ‘스포츠레이더’에게 K리그 중계권을 판매했을 뿐, 재판매에 대한 수익은 스포츠레이더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한 개막전에 누적 접속자수가 360만명을 넘어섰지만, 이 역시 추가로 수익이 발생되지는 않았다. 연맹 측은 “K리그 홍보에 목적을 둔 실시간 중계였기 때문에, 따로 수익 창출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리그 이름 | 중단 시점(현지) | 중단 당시 진행 상황(%) |
독일 분데스리가 | 3월 13일 | 25라운드/34라운드 (73.53%) |
스페인 라리가 | 3월 10일 | 27라운드/38라운드 (71.1%) |
영국 프리미어리그 | 3월 13일 | 29라운드/38라운드(76.32%) |
이탈리아 세리에A | 3월 9일 | 26라운드/38라운드(68.42%) |
프랑스 리그앙 | 3월 13일 | 28라운드/38라운드(73.68%) |
리그 이름 | 총 매출 |
독일 분데스리가 | 32억 유로(4조 2,555억원) |
스페인 라리가 | 31억 유로(4조 1,225억원) |
영국 프리미어리그 | 53억 유로(7조 482억원) |
이탈리아 세리에A | 23억 유로(3조 586억원) |
프랑스 리그앙 | 17억 유로(2조 2,607억원) |
(2018, UEFA club licensing Benchmarking Reporter)
리그 이름 | TV | 스폰서십 | 입장수입 | 기타 |
독일 분데스리가 | 34% | 38% | 16% | 12% |
스페인 라리가 | 42% | 27% | 18% | 13% |
영국 프리미어리그 | 53% | 26% | 13% | 8% |
이탈리아 세리에A | 47% | 25% | 12% | 16% |
프랑스 리그앙 | 37% | 24% | 16% | 23% |
(2018, UEFA club licensing Benchmarking Reporter)
총 손실액 | 40억 유로(5조 3,344억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 10억 파운드(1조 4,943억원) |
독일 분데스리가 | 8억 1,650만 달러(1조 71억원) |
스페인 라리가 | 6억 7,880만 유로(9,052억원) |
이탈리아 세리에A | 6억 5,000만 유로(8,668억원) |
프랑스 리그앙 | 1억 7,500만 파운드(2,615억원) |
한국 K리그 | 575억원 |
출처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처드 마스터스 CEO, 독일 분데스리가 크리스티안 자이퍼트 CEO, 스페인 라리가 하비에르 테바스 회장, KPMG, 칼초 e파이낸사,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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