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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김정은 재등장 후 대내 행보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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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김정은 재등장 후 대내 행보 강화”

입력
2020.05.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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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고립과 북미협상 교착이 원인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이었던 이달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이었던 이달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사망설, 건강이상설 등이 제기됐다가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내용 행보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립과 진전 없는 미국과의 핵 협상 탓에 운신의 폭이 좁아진 데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한국 관료와 평양 전문가들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비료공장을 첫 행보로 택한 것은 외교 문제보다 국내 현안을 의식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대내적으로 힘을 과시하면서 내부 불만을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이 담겨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북한은 내ㆍ외부적으로 여러 악재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국경이 단절돼 주요 자금줄인 해외 관광객 유치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미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제시카 리 박사는 매체에 “코로나19로 사망자가 대거 발생할 경우 김 위원장밖에 책임질 사람이 없다”며 “이번 사태를 통제하지 못하면 내부 비판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 핵 협상도 평행선을 달려 각종 제재 해제 역시 요원한 상황이다. 북한 안보문제를 연구하는 코트랜드 로빈슨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북한 주민이 식량ㆍ약품 부족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의 비료공장 등장은 민생 문제 해결 의지를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라고 WSJ는 풀이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순천에 있는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순천에 있는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뉴시스

김 위원장 스스로 건재를 과시하고, 통치 체계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알리려는 의도 역시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위직 인사를 단행한 것은 북한 엘리트 세력을 향한 이런 메시지 발신의 일환이다. 북한은 지난 몇 달간 권력 남용과 부패 문제 등을 이유로 김 위원장 개인 경호원을 포함해 정보기관 수장 등 정치ㆍ군사 분야 고위 인사를 교체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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