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고양 오리온 유니폼을 입은 이대성(30ㆍ190㎝)이 “즐겁고 신나는 농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대성은 18일 서울 논현동 한국농구연맹(KBL센터)에서 열린 오리온 입단 기자회견에서 “FA 협상 기간 많은 상황과 예상치 못한 변수로 혼란스럽고 힘들었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어 만족한다”며 “오리온 역사상 가장 좋은 대우(외부 FA 영입 기준)를 받고 함께하게 돼 구단에 감사하다”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2018~19시즌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출신이자 국가대표 가드인 이대성은 오리온과 계약 기간 3년, 보수 총액 5억5,000만원(연봉 4억원ㆍ인센팁 1억5,000만원)에 오리온과 계약했다. 오리온은 지난 시즌 최하위였지만 허일영 최진수 이승현 등 리그 정상급 포워드를 보유하고 있고, 취약 포지션인 가드 자리에 이대성을 영입하며 2020~21시즌 정상을 노릴 전력을 갖췄다.
이대성은 “대표팀에서 친분을 쌓은 선수들”이라며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성적과 개인기록 등은 당연한 것이고 더 나아가 즐겁게 농구하고 싶다”면서 “우리 구성원들, 조직이 즐겁다면 더 힘이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이대성은 협상 기간 거취를 둘러싼 소문이 무성했다. 부산 KT와의 협상에서는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막판에 결렬됐고, 결국 오리온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대성은 “선수로서 구단과 이렇게 얘기를 나눈 게 처음”이라며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을 냉정하게 선택해야 하는데 사람이다 보니 감정이 들어와 어떻게 해야 할지 컨트롤되지 않은 게 가장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제 노력이 부족했다는 걸 느꼈다”며 “인간적으로 많이 배우고, 더 현명하고 똑똑하게 에너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에서 강을준 신임감독의 지도를 받게 될 이대성의 행보는 농구 팬들에게 큰 관심사다. 강 감독은 LG 감독 시절 “우리는 영웅이 필요 없다”는 ‘어록’을 남길 만큼 개인보다 팀 플레이를 중시하지만 해결사 기질이 강한 이대성은 개인 플레이를 즐긴다.
이대성은 “감독님이 ‘이대성이라는 선수는 무리해 보이는 플레이를 할 때 이미 스스로 그렇다는 걸 알고 있는데, 그걸 지적했기 때문에 문제가 됐던 게 아닌가. 오히려 믿음을 주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해주셨다”고 전했다. 또 “네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무거운 갑옷을 입고 농구를 해왔는데, 이제 벗고 신나게 해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강 감독의 ‘믿음’을 받은 이대성은 “지난 1년간 많은 일이 있었는데, 이를 자양분 삼아 제 농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향후 10년을 맞이하려고 한다”면서 “신념과 소신을 잃지 않고 성숙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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