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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兆 자구안’ 최종 확정 앞둔 두산, 중공업 400명 휴업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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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兆 자구안’ 최종 확정 앞둔 두산, 중공업 400명 휴업 통보

입력
2020.05.18 17:19
수정
2020.05.18 19:4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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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兆 자구안’ 최종 확정 앞둔 두산, 중공업 400명 휴업 통보

두산중공업이 개발하고 있는 가스터빈의 모습. 두산중공업 제공
두산중공업이 개발하고 있는 가스터빈의 모습. 두산중공업 제공

두산이 채권단에 제출한 3조원 규모 자구안의 최종 확정을 앞두고 현금 확보에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유휴 인력에 대한 휴업을 단행했고 그룹의 상징인 두산타워 매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각에선 두산이 채권단 요구에 응해 핵심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전체 직원 6,000여 명 가운데 400명가량에 휴업을 통보했다고 18일 공시했다. 휴업 대상자들은 21일부터 연말까지 평균 임금의 70%를 받고 휴직하게 된다. 회사는 지난 3월 노동조합에 유휴 인력 휴업 문제를 협의하자는 공문을 전달한 바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보다 앞서 시행된 명예퇴직 신청 결과에 따라 휴업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었는데, 두 차례에 걸친 명예퇴직 희망자 접수에서 회사 예상보다 적은 750여 명이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그룹 계열사와 두산중공업 자회사에 대한 매각설도 거창해졌다. 현금 창출 능력이 있어 두산그룹 입장에선 꼭 지키려 했던 두산인프라코어마저 매물 후보 반열에 오르면서다. 현실화할 경우 말 그대로 ‘돈 되는 건 다 파는’ 형국이다.

투자은행(IB) 업계 등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최근 두산그룹에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자구안에 담도록 요구한 상태다. 두산중공업이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한 뒤 이 자금으로 두산밥캣 지분을 인수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두산밥캣의 수익이 두산중공업의 수익으로 직접 인식돼 자금난을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두산중공업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모두를 지키려던 두산그룹 자구안에 대한 채권단의 역제안으로 풀이된다. 매각설이 제기된 15일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는 전일 대비 12.71% 치솟은 5,410원을 기록했다.

채권단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요구한 것은 가장 시간이 적게 걸리고 현실성도 있는 방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미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등의 계열사는 지분 대부분이 담보로 잡혀 있어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는 데다가 매각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 모른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두산그룹의 상징적 건물인 동대문 두산타워 매각 협상도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과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각가는 옵션을 포함해 약 8,000억원 수준으로, 두산은 매각 후 임차료를 내고 두산타워를 사용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 옵션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두산이 두산타워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2,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미 4,000억원가량의 담보가 설정돼 있고 세금 등 부대 비용도 따르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건설은 최근 ‘천안성성4지구 도시개발사업’의 분양을 포기하고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미래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당장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이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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