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식 참석 뒤 상견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8일 광주를 찾았다.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21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광주ㆍ전남 지역 당선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전남 출신인 이 전 총리가 텃밭인 호남에서 ‘세 결집’의 시동을 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총리는 오는 8월 민주당 대표 경선 출마에 무게를 싣고 있다. 4ㆍ15 총선에 이어 대표 경선에서도 호남이 이 전 총리에 전폭적 지지를 보내면 2년 뒤 대선에 이르는 길이 보다 넓게 열릴 것이다.
이 전 총리가 광주 서구의 한 식당에서 주재한 오찬에는 이개호, 김승남 의원과 김회재ㆍ민형배ㆍ서동용ㆍ신정훈ㆍ양향자ㆍ윤재갑ㆍ윤영덕ㆍ이병훈ㆍ이용빈ㆍ주철현ㆍ조오섭 등 초선 당선자들이 참석했다. 이 전 총리의 대선 행보가 자연스레 화제에 오를 법 했지만, 그는 ‘5ㆍ18인데 당권 문제를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고 한다. △5ㆍ18 역사왜곡 처벌 관련 입법 △방사광가속기의 호남 추가 배치 △광주형 일자리 정착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추진 등 지역 현안들에 대한 얘기만 오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전 총리는 1시간 가량 이어진 오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등 얘기는) 저도, 그 누구도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총리가 ‘식사 정치’를 통해 당내 지지 기반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그는 지난 15일엔 총선 때 후원회장을 맡아 지원한 의원 당선자 13명과 오찬을 함께 하며 당권 도전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을 듣는 이 전 총리가 여러 인연을 고리로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 전 총리는 18일 당권 도전과 관련해 “(결정을) 너무 오래 끄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빨리 정리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권을 발판 삼아 대선에 나설지, 대권으로 직행할지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때가 머지 않았다는 뜻이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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