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비 긴급 재난지원금과 2차 소상공인 긴급대출의 오프라인 신청이 동시에 시작된 첫 날인 18일 시중은행 창구는 예상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미 전체 가구의 80% 가까이가 재난지원금을 신청한 상태이고, 소상공인 긴급대출 또한 1차에서 자금수요의 상당 부분이 저금리로 소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2차 긴급대출 신청은 모바일로 할 수 있다는 점도 한몫 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농협ㆍ기업ㆍ대구은행의 전체 영업점에서 재난지원금과 2차 소상공인 긴급대출 오프라인 신청이 동시에 시작됐다.
각 은행은 이날 오전부터 신청자들이 몰려들까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동대문 시장 인근에 위치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신청 창구와 2차 소상공인 대출 신청 창구를 완전히 분리 운영하고, 필요 서류 확인 절차 등을 빠르게 진행해 신청 시간을 단축할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난지원금 신청 창구는 비교적 한산했다. 영업시간 전부터 신청을 위해 고객들이 기다린 지점도 있었지만 대부분 지점은 오전 중에 적게는 10명 많게는 20~30명이 방문하는 정도였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미 전체 가구의 80% 가까이가 온라인으로 신청을 마친 상태이고, 선불카드나 지역 상품권으로 지급 받으려는 시민들은 살고 있는 지역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한다”며 “시중은행 창구로는 예상보다 신청 수요가 쏠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탓에 창구를 찾은 이들 대부분은 노년층이었다. 모바일ㆍ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 온라인 신청을 못한 이들인 것이다. 이날 긴급 재난지원금을 받기 위해 은행을 방문한 김선주(69)씨는 “지인들 대부분 체크카드 포인트로 받길래 지난주에 시도해보았다가 쉽지 않아 오프라인 신청 5부제에 맞춰 은행에 왔다”고 말했다.
2차 소상공인 대출 창구도 상당히 여유로운 모습이 연출됐다. 소상공인진흥공단 각 지점에 대출 신청 전날부터 대기하고 오전 내내 신청인으로 북적대던 1차 때와는 정반대 모습이다.
오전에 한 시중은행을 찾은 소상공인 한모(45)씨는 “다른 업무를 처리하느라 아침부터 오지 못해 줄 서서 기다려야 하나 걱정했는데 바로 대출 신청을 할 수 있었다”며 “아무래도 진짜 급한 사람들은 1차때 받았거나, 2차부터는 금리가 올라 부담스러워 찾지 않는 이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1차에선 1.5%였던 금리가 2차부터는 3~4%로 올랐다.
이와 더불어 은행들이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한 및 농협은행의 경우 모바일을 통해 대출 신청을 하면 사업자등록증 등 기본 서류는 자동으로 제출되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임대차계약서 등 추가서류는 사진으로 찍어 제출하면 된다.
소상공인 2차 대출이 시작된 이번 주에는 재난지원금 신청은 ‘출신년도 5부제’가 적용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신청 5부제까지 시행 중이라 이번 주 창구 상황은 오늘 정도로 예상된다”며 “그럼에도 재난지원금이든 소상공인 2차 대출이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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