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주년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은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라는 주제로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주요인사, 5ㆍ18민주유공자 및 유가족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특히 올해 40주년 기념식은 5ㆍ18민주화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 이후 처음으로 5ㆍ18의 최후 항쟁지인 5ㆍ18민주광장에서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소수 인원만 초청된 기념식이었지만 추모 열기는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행사는 방송인 김제동의 사회로 ‘26년’과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등 5ㆍ18민주화운동 영화를 활용한 5ㆍ18이야기로 시작했다. 국민의례에는 김용택 시인이 40주년 기념해 쓴 ‘바람이 일었던 곳’ 이라는 묵념사를 문흥식 5ㆍ18구속부상자회장이 낭독했다.
경과보고는 예년 유가족 회장 등이 하던 것을 5ㆍ18유가족인 남녀 대학생이 낭독해 5ㆍ18이 단순히 지나가는 일이 아닌 살아있는 역사로 제대로 알고 기억해 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어 유족 최정희(73)씨가 부산 국제시장에서 남편(故 임은택)을 만나 결혼생활을 하다 전남 담양으로 이주한 후 2년여 만에 5ㆍ18 발생, 억울하게 희생된 남편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읽어내려 갈 때는 유족과 참석자 일부가 훌쩍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오월 정신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희망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며 만들어 진 것”이라며 “오월 정신은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월 정신은 지금도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깃들어 있으며 코로나 극복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는 저력이 되었다”며 “대구를 위해 광주가 가장 먼저 병상을 마련했고 ‘오월 어머니들’은 대구 의료진에게 주먹밥 도시락으로 어려움을 나눴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본격 활동을 시작한 5ㆍ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발포 명령자 규명과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헬기 사격의 진실과 은폐 조작의혹과 같은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주문한 뒤 “이제라도 용기를 내어 진실을 고백한다면 오히려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라며 “5ㆍ18행방불명자 소재를 파악하고 추가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배ㆍ보상에서 단 한 명도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후 국립5ㆍ18민주묘지를 찾아 5ㆍ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 등과 함께 헌화ㆍ분향하고 故 이연씨의 묘역을 참배했다.
광주시도 올해 처음으로 5월 18일을 지방 공휴일로 지정해 시민들의 추모 열기를 높이는데 한 몫을 했다.
시민 김종만(65)씨는 “40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최초 발포 명령자 등 진상규명은 하나도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며 “진상조사규명조사위원회가 철저하게 조사해 명명백백하게 사실을 밝혀 역사에 기록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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