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질환 권위자 중난산 “우한 정보 투명하게 공개 안돼”
중국 호흡기질환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공정원 원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난산 원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인 다수는 면역 부족으로 코로나19에 취약한 상태”라며 “우리는 큰 도전에 직면해 있고, 현시점에서 중국이 다른 국가보다 나은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후베이성 우한과 헤이룽장성, 지린성 등에서 지역감염이 또 발생해 재유행 위험이 커진 상황에 중국이 현실에 안주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최근 중국은 학교 문을 열고 공장을 다시 가동하는 등 봉쇄령을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코로나19 발병 초기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 중 원사는 올해 1월 18일 우한에 처음 도착했을 때를 떠올리며 “(우한시) 당국자들이 그 당시에는 진실을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외국에서 감염 사례가 나오는 데도 정작 우한에서 공식 보고된 확진자 수가 열흘 넘게 41명에 머문다는 게 의심스러웠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그 결과를 믿지 않았고 계속해서 그들에게 진짜 숫자를 달라고 요구했다”며 “그들은 내 질문에 답하기를 매우 주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지방정부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중앙정부가 통제권을 쥐면서부터 통계를 조작할 가능성은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중 원사는 “(중앙정부가 통제를 시작한) 1월 23일 이후 모든 자료가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사망자 통계에 의문을 제시한 것을 반박한 셈이다. 2003년 중국 등을 강타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과 맞서 싸워 영웅으로 불리는 중 원사는 올해 1월 20일 코로나19의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하며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초기 대응을 주도한 인물이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중 원사는 중국에서도 3종류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임상시험을 하고 있지만 “어떤 종류의 백신을 사용할 수 있는지 결론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답했다. 이어 ‘완벽한’ 백신을 개발하는 데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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