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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업체에 농락당한 FC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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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업체에 농락당한 FC서울

입력
2020.05.18 07: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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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2020 K리그1 서울과 광주의 경기에 앞서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서울 측이 준비한 응원 마네킹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17일 2020 K리그1 서울과 광주의 경기에 앞서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서울 측이 준비한 응원 마네킹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FC서울이 난데 없는 ‘리얼돌’ 논란에 휩싸였다. 관중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한 업체와 협력해 응원 피켓을 든 마네킹을 세웠는데, 해당 마네킹 손에 쥐어진 피켓에 실제 성인들을 대상으로 판매되고 있는 리얼돌 이름이 적혀 있어 파장은 커졌다. 서울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지만, 실제 리얼돌 판매 업체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리 책임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서울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광주와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2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서울로선 시즌 첫 홈경기였다. 이날 경기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무관중으로 치러진 만큼, 서울 측은 카드섹션과 마네킹을 준비해 관중의 빈자리를 메우려 했다.

문제는 ‘마네킹’에서 터졌다. 한 축구 커뮤니티에서 해당 마네킹이 사람의 신체를 본 따 만든 성인용품이란 의혹이 불거진 것. 실제로 서울 측이 설치한 한 마네킹은 ‘FC서울 아드리아노 화이팅 A업체 by. OO’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데, ‘OO’라는 리얼돌은 현재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 이름이다.

서울 측은 “선의로 기획된 이벤트이며, 경기장 내 마네킹 설치를 맡은 B업체가성인용품 제작사와 무관한 ‘프리미엄 마네킹’ 제작업체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황당해하고 있다. 마네킹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B업체의 대표가 축구 열성 팬이라 ‘재능기부’식으로 마네킹을 기부하기로 했다는 것. 매 경기마다 스스로 설치와 수거를 도맡겠다고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과정 중에 B업체가 보유한 마네킹 개수가 부족해, A업체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이 사태가 빚어졌다는 게 서울 설명이다.

그럼에도 업체 검증 및 최종 결과물에 대한 확인이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순 없어 보인다. 마네킹 조달 과정에 사정이 있었다지만, 마네킹 손에 들려있던 응원용 피켓엔 A업체의 이름과 모델 이름이 버젓이 쓰여있었기 때문이다. 즉 경기를 앞두고 꼼꼼히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서울 측은 “응원 문구를 확인하지 못한 것은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장엔 마네킹 응원단 설치를 맡은 B업체 대표가 직접 찾아와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B업체 대표는 “앞서 마네킹 응원이 대만 프로야구에서 좋은 효과를 보였고, 우리는 대만보다 좋은 퀄리티의 마네킹을 설치하자는 생각에 아이디어를 냈다”며 “연맹에 문의를 했더니 서울과 얘기를 해보라고 해 (서울에) 제안을 넣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A업체 관계자가 경기 당일 직접 찾아와 마네킹 설치를 함께했고, 회사명이 담긴 현수막을 설치하기도 해 (현수막은)철거를 했다”며 “남아 있는 피켓 때문에 논란이 커진 것 같아 구단과 축구팬에 죄송하다”고 전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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