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울산현대의 ‘골무원(골과 공무원의 합성어)’ 주니오(34)가 두 경기 연속 멀티 골로 울산의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울산은 전북에 내준 선두 자리를 하루 만에 되찾았고, 주니오는 득점왕 경쟁에서 일찌감치 앞서갔다.
울산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2라운드 수원과 경기에서 2골을 먼저 내주고도 후반에만 3골을 몰아넣으며 짜릿한 3-2 역전승을 일궈냈다. 수원 골문을 경기 막판까지 두드리며 기어코 승점 3점을 쌓으면서, 전북과 2강 체제에서도 근소하게 앞서갔다.
이날 절대 열세가 예상됐던 수원은 초반부터 울산에게 쉽게 흐름을 내어주지 않았다. 전북과의 1라운드 경기에서 ‘통곡의 벽’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탄탄한 수비를 보여준 헨리(27)가 활약하며 울산의 날카로운 공격을 번번히 튕겨냈다.
수원은 되레 먼저 2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전반 45분 고승범(26)이 울산의 수비가 다소 약해진 틈을 타 홀로 치고 들어가다가 페널티 박스 밖 30m 지점에서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 슛을 꽂아 넣었다. 울산 골키퍼 조현우(29)가 몸을 날렸지만 막을 수 없는 일격이었다. 후반 2분엔 크르피치(29)의 헤딩골이 터지면서 수원이 2-0까지 달아났다.
울산은 두 골을 내리 내어준 직후부터 원두재(23)와 고명진(32)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고, 결국 후반 9분 추격 골을 시작으로 대역전극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맹폭의 중심엔 주니오가 있었다. 주니오는 후반 9분 오른쪽 진영에서 수원 수비의 압박을 뚫어내고 팀의 첫 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21분 김인성(31)이 상대 수비 실책을 놓치지 않고 골 문 앞에서 흐른 공을 차 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2-2로 맞서던 후반 44분, 다시 주니오가 나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찬 프리킥이 수원 수비벽을 맞고 굴절돼 골 문 안쪽을 향했다. 울산에 승점 3점을 안긴 역전골이었다. 주니오는 경기 후 “오늘 넣은 두 개의 골을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바치고 싶다”고 했다.
같은 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에선 서울이 후반 19분 터진 한찬희(23)의 결승골로 시즌 첫 승을 신고 했다. 전날 전북에 패한 부산과 이날 서울에 패한 광주는 K리그1 승격 후 내리 2연패를 기록하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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