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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또 ‘금요일 밤의 습격’… 이번엔 국무부 감찰관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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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또 ‘금요일 밤의 습격’… 이번엔 국무부 감찰관 해임

입력
2020.05.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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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리닉 전 미국 국무부 감찰관이 지난해 10월 2일 국회의사당에서 긴급 브리핑을 한 뒤 서둘러 이동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스티브 리닉 전 미국 국무부 감찰관이 지난해 10월 2일 국회의사당에서 긴급 브리핑을 한 뒤 서둘러 이동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또 한번 행정부 내 ‘감시견’ 역할을 하는 감찰관을 전격 경질했다. 지난달 3일과 이달 1일에 이어 벌써 세 번째 ‘금요일 밤의 습격’이다. 이번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조사한 스티븐 리닉 국무부 감찰관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16일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리닉 감찰관의 경질을 건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리닉 감찰관의 이름이나 구체적인 경질 사유 등은 언급하지 않은 채 “감찰관을 더 이상 신임하지 않는다”며 해임 의사를 밝혔다. 이 서한은 30일 후 효력이 발효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경질 조치는 사실상의 ‘인사 보복’으로 풀이된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임명된 리닉 감찰관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 당시 하원에 출석해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탄핵 조사를 거부했던 폼페이오 장관과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눈엣가시’를 제거하면서 동시에 그가 ‘오바마 사람’임을 부각시킴으로써 최근 11월 대선을 겨냥해 부쩍 공을 들이고 있는 ‘오바마 때리기’의 효과도 노렸음직하다.

한밤의 기습 경질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번 인사는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은 가장 충성스러운 지지자인 폼페이오를 비호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 간사도 “정치적 동기가 있는 해임의 (전형적) 패턴”이라고 날을 세웠다.

실제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대립각을 세워온 감찰관을 연이어 금요일 밤에 기습 해임해왔다. 지난 1일 오후 8시가 넘은 시간에 코로나19 대비 태세와 관련해 보호장비 부족을 경고한 크리스티 그림 보건복지부(HHS) 수석 부감찰관을 교체했다. 앞서 지난달 3일에도 오후 10시에 하원 정보위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보고를 했던 마이클 앳킨슨 정보기관 감찰관 해고 방침을 상원에 통보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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