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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노래방서 휴대폰 인증… “사생활 노출” 거부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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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노래방서 휴대폰 인증… “사생활 노출” 거부감 어쩌나

입력
2020.05.18 01: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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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 허위 명부 파문에 지자체들 모바일 본인 확인 도입

성동구, 전국 최초 휴대폰 NFC칩 인증

이용자 심리적 부담 극복 숙제… “명부 관리보다 이용 기준 마련을”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소재 D 코인노래방에서 휴대폰으로 본인 확인을 한 뒤 출입 등록이 이뤄진 절차를 담은 캡처 화면.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식 장치가 있는 판에 휴대폰을 갖다 대면 인증이 시작된다. 양승준 기자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소재 D 코인노래방에서 휴대폰으로 본인 확인을 한 뒤 출입 등록이 이뤄진 절차를 담은 캡처 화면.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식 장치가 있는 판에 휴대폰을 갖다 대면 인증이 시작된다. 양승준 기자

앞으로 서울 일부 노래방과 PC방 등에 방문자 정보 허위 작성을 막기 위한 ‘모바일 전자 방문 명부’가 도입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이 높은 다중이용시설 출입 시 방문자 휴대폰으로 신상 정보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방명록 허위 작성으로 이태원 클럽 집단발병 수습에 애를 먹은 만큼 휴대폰을 활용한 인증으로 정확한 방문자 정보를 확보해 신속하게 감염병 관리를 해나가려는 취지가 도입 배경이다. 하지만 모바일 전자방문 명부 상용화는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감염 의심자를 추적하는 데는 편리하겠지만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잡음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소재 D 코인노래방에서 성동구청 직원이 휴대폰으로 본인 인증을 하는 ‘모바일 전자 방문 명부’ 시범을 보이고 있다. 성동구청 제공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소재 D 코인노래방에서 성동구청 직원이 휴대폰으로 본인 인증을 하는 ‘모바일 전자 방문 명부’ 시범을 보이고 있다. 성동구청 제공

“휴대폰으로 방문 확인해 주실 수 있나요?”

15일 오후 6시30분께 서울 성동구 행당동 D 코인노래방. 성동구청 직원의 안내에 놀라 잠시 주춤하던 손님 김(21)모씨는 입구 앞에 설치된 작은 입간판 앞에 섰다. 휴대폰을 태그하라는 표시가 적힌 판에 휴대폰을 갖다 대니 전자방문명부가 떴다. 이름과 전화번호를 입력해 인증문자로 본인 확인을 하고, 출입명부작성에 발열과 호흡기 증상 여부 등을 체크하니 출입 등록이 이뤄졌다.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칩이 내장된 휴대폰(일부 아이폰 사용 불가)으로 신상 정보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버스 승ㆍ하차 시 교통카드 리더기에 카드를 갖다 대는 식으로 이뤄지는 모바일 본인 확인은 1~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D 코인노래방 사장인 최모씨는 “처음 이용하는 손님은 낯설 수 있다”라며 “하지만 거부감 없이 잘만 이용해주신다면 손님들이 수기로 방명록을 적는 것보다 업주 입장에선 비상시 대응이 더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17일 성동구에 따르면 구는 15일부터 NFC와 격자무늬 2차원 코드인 ‘QR코드’를 활용해 지역 소재 PC방과 노래방, 공연장 등 5곳에 모바일 전자 방문 명부를 시범 운영했다. 구 관계자는 “시스템의 안정성 등을 확인한 뒤 구내 유흥업소 등으로 확대 운영할 것”이라며 “모든 다중이용시설에 도입되면 확진자가 발생한 업소에 출입한 손님은 그 외 장소 출입 시 출입제한이 떠 2차 감염 우려도 줄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NFC태그 방식을 이용한 다중이용시설 출입자 관리 시도는 성동구가 전국에서 처음이다.

유흥시설의 허술한 출입자 관리로 방역에 구멍이 뚫리자 지자체들은 모바일 전자 방문 명부 도입에 발 빠르게 나서는 분위기다.

강원도는 최근 도내 일부 유흥업소에서 QR코드를 활용해 출입자 명단을 관리하고 있다. 서울시도 QR코드 등을 활용한 다중이용시설 출입자 명단 관리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유흥업소에 대한 출입 명부 작성의 부정확성을 줄이기 위해 “IT 기술을 이용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 방문 명부 도입의 상용화를 위해선 넘어야 할 장애물도 적지 않다. 사생활 침해 논란의 여지가 있어 방문자의 심리적 거부감을 없애는 게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이민우(42)씨는 “사적인 동선을 누군가 관리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내가 가는 업소에서 휴대폰 확인을 반드시 해야 한다면 난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김헌식 카이스트 미래세대 행복위원회 위원은 “방역의 관점이 이젠 공간 변화로 이뤄져야 한다”며 “다중이용시설 방문객의 출입 명부 관리보다 환기,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해 한 손님이 나간 밀폐된 공간 10분 후 이용 등의 새로운 표준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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