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5ㆍ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민주화운동을 재조명하는 대규모 전시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대중에 처음 공개되는 미공개 사료도 많다.
13일부터 서울 종로 세종대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특별전은 풍부한 사료를 통해 당시 상황과 진실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전시다. 전시에는 학생들과 주부 등 광주 시민들이 남긴 일기와 당시 언론 탄압으로 기사화되지 못했던 기자들이 남긴 취재수첩, 친지의 안부를 묻는 편지 등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목도한 이들의 기록 160여점이 소개된다. 국가기록원이 소장한 민주화운동 관련 정부기록물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방부와 광주 동구청에서 생산한 상황일지와 비상계엄선포, 광주사태 수습 긴급 지시문, 수습상황보고, 피해신고접수상황, 5ㆍ18사진앨범 등 세계기록유산 10여점이 최초로 원본 전시된다. 주진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이 전시를 통해 민주화운동이 광주의 역사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라는 것을 온 국민이 공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달 2일부터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는 ‘MaytoDay(메이투데이)’ 전시는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다시 발굴하고, 동시대의 다양한 미학적, 역사적 관점으로 재해석해 확장하고자 하는 시도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이 마련한 이번 전시는 서울을 비롯 대만, 독일, 아르헨티나 등 해외에서 순차적으로 연계 전시를 마련해 논의의 장을 넓힌다. 서울 전시는 ‘민주주의의 봄’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역대 광주비엔날레에서 발표된 주요 작품을 재조명하고, 민중미술과 자료 100여점을 함께 선보인다. 특히 한국 민중미술 목판화를 조망하는 ‘목판화 섹션’이 눈에 띈다. 광주 출신 목판화 작가 12명의 작품 60여점이 광주 외의 지역에서 한데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목판화 전시를 기획한 김진하 나무아트 갤러리 관장은 “1980년대 목판화들은 당시 군부의 탄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군부 정권에 대한 저항 정신을 그린 역사적 기록물에 가깝다”라며 “당시 핵심적 미디어였던 목판화를 중심으로 격동기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화운동의 현장이었던 광주에서도 민주화운동을 돌이키며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공감할 수 있는 초대형 미디어아트 특별전 ‘광장’과 민주, 평화, 인권에 대한 연대정신을 되새기는 전시 ‘연대의 홀씨’를 각각 마련했다. 2018년 영국 런던 테이트 미술관의 터너상 후보로 지명된 나임 모하이멘과 태국 출신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아피찻뽕 위라세타쿤 등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해온 국내외 차세대 현대미술 작가 25명(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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