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애가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선우로 열연을 펼쳐온 김희애는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김희애는 첫 회부터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지선우의 폭풍 감정선을 시작으로 줄곧 ‘부부의 세계’ 전체를 이끌어가는 중심축이 됐다.
그는 신뢰를 잃은 사랑 앞에 텅 비어버린 여자의 씁쓸함, 그럼에도 완전히 끊어낼 수 없는 부부 관계의 면면을 보여줬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표현력을 갖춘 김희애의 연기력 덕분에 지선우라는 캐릭터는 더욱 현실감을 입었다는 평이다. 또 ‘감정 경주마’처럼 쭉 치고 나온 김희애의 감정 분출 열연은 적재적소에 폭발적인 긴장감을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김희애는 단순히 애처롭고 힘겨워하는 인물에 그치지 않고 때론 독하게, 저돌적인 돌파와 공격을 오가며 지선우를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들어냈다.
이처럼 김희애는 세세한 감정변화부터 외향적인 면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꼼꼼함과 열정으로 지선우에 접근했다. 지선우가 가진 단정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잘 나타내기 위해 머리를 단발스타일로 자르고, 의상에서도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전반적인 스타일링에도 함께 고민했다.
또 그는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과 긴밀한 호흡을 보여줬다. 이로써 남편을 향한 애증, 의사로서 명예와 괴리,엄마와 아들간의 갈등을 실감나게 그리며 촘촘한 감정선을 축적했다.
이처럼 지선우는 감정 소모가 크고 상황적 변화가 큰 탓에 꾸준한 집중력이 필요한 캐릭터였다.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 김희애는 ‘지선우 그 자체’라는 호평과 더불어 다시 한번 믿고 보는 ‘명품 배우’의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한편, 마지막 회만 남겨두고 있는 ‘부부의 세계’는 이날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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