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자 일부 대학들이 비대면 방침을 기말고사나 여름 계절학기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달 초 신종 코로나가 잦아들며 대면 강의 전환을 검토했던 대학들이 다시 비대면 방침으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16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은 전국 4년제 대학 193곳(국공립 40곳 사립대 153곳) 중 165곳(85.5%)이 무기한 또는 1학기 전체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태원 발 신종 코로나 확산이 알려지기 전인 이달 6일 대학 193곳 중 117곳(60.6%)만 온라인 강의를 유지하겠다고 공지한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사총협은 “이태원 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면서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로 대학들이 대면 수업일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 방침을 세우는 대학들이 많아지며 기말고사나 여름 계절학기까지 비대면으로 확정한 대학들도 늘고 있다. 한국외대는 지난 15일 ‘2020-1학기 기말시험 공고’를 통해 2020학년도 1학기 기말고사를 “보고서 제출, 온라인 시험, 출석률 등을 참작하여 평가”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비대면 시험이 원칙임을 밝힌 것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 상황이 현시점보다 개선될 경우 담당 교수가 수강생과 합의하여 대면 시험을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의 대면 시험 방침에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선 경우도 있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학교측이 지난 11일 기말고사를 대면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공지하자, 지난 13일 비대면` 시험을 요구하는 공문을 학교에 보냈다. 총학생회는 “이태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신종 코로나의 지역 감염이 (경희대가 위치한) 동대문구에서도 발생했다”며 “기말고사는 비대면을 원칙으로 재공지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성균관대는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이어지는 여름 계절학기를 비대면 방침으로 확정했다. 성균관대는 지난 13일 ‘2020학년도 여름 계절수업 안내’ 공지를 올려 “2020학년도 여름 계절수업은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여름 계절수업은 다음달 22일부터 7월 10일까지 이어지는 강의로, 대학 측에서 비대면 방침이 7월 초까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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