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9세 아동도 괴질로 사망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성이 의심되는 ‘어린이 괴질’에 대해 전 세계 보건 종사자들에게 경계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일부 국가에서 어린이 괴질 환자가 속출하면서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에서는 사망 사례까지 보고됐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 몇 주간 유럽과 북미에서 적은 수의 어린이가 가와사키병, 독성 쇼크 증후군과 비슷한 특징을 보이는 다계통 염증성 질환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있다고 보고됐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보고들은 이 질환이 코로나19와 관련 있을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이 증후군을 빠르고 신중하게 특성화하고 인과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모든 임상의들이 어린이들에게서 나타난 이 증후군을 경계하면서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각 나라 당국 및 WHO와 협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WHO는 아직 어린이 괴질과 코로나19의 연관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신종질병팀장은 “어린이 괴질 증상을 보이는 환자 중 일부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관련성을 좀 더 알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도 “우리는 아직 이 드문 사례가 바이러스와 직접적으로 연관됐는지 아니면 바이러스에 따른 면역 반응의 결과인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WHO가 어린이 괴질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선 것은 최근 관련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프랑스 마르세유의 라티몬 병원은 9세 소년이 심장미비와 관련된 신경학적 손상으로 지난 9일 숨졌다고 밝혔다. 13일 영국에서도 기저질환이 없던 14세 소년이 괴질 증상으로 숨졌다. 두 소년 모두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앞서 14일 소아 괴질을 ‘어린이 다발성 염증 증후군’으로 명명하고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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