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계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돌풍이 다시 불고 있다. 팰리세이드, 모하비, 트래버스, GV80 등 대형 SUV 중심으로 넘어갔던 SUV 트랜드가 XM3, 트레일블레이저, 셀토스 등 신차 열풍에 힘입어 다시 소형으로 돌아온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국내 소형 SUV 시장은 7만2,416대로 전년 동기 대비 52.5% 성장했다. 이는 같은 기간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소형 SUV 시장이 고성장을 이룬 것은 다양한 신모델 출시 덕분이다. 연초 한국GM이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자동차 ‘XM3’ 등이 출시하면서 현재 시판 중인 소형 SUV는 총 11종에 달한다. 이 역시 2013년 한국GM ‘트랙스’가 국내 소형 SUV 시장을 개척한 이후 가장 많은 차종이 시장에 존재하게 된 것이다.
현재 소형 SUV 시장은 기아자동차 ‘셀토스’가 1위를 지키고 있다. 1~4월 누적 판매량이 1만8,009대로, 2위인 코나(1만2,588대)와 5,000대 이상 격차를 보이고 있다. 코나는 같은 기간 판매량이 6.9% 줄었다. 베뉴(6,389대) 출시로 소비자가 분산된 영향이 크다.
셀토스가 가장 경계하는 모델은 르노삼성차 ‘XM3’다. XM3는 르노그룹 최초 쿠페평 크로스오버차(CUV)로, 부산공장에서 생산됐다. 멋진 디자인 외에도 동급 최대 크기와 적재공간, 메르세데스-벤츠와 공동 개발한 1.3 가솔린 엔진 등 뛰어난 상품성을 앞세워 지난 4월 6,276대를 판매하며 셀토스를 제치고 소형 SUV 판매 1위에 올랐다. 1~4월 누적판매는 1만1,914대로 3위다.
XM3와 경쟁구도를 갖는 또 다른 차량은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전장 4,425㎜, 전폭 1,810㎜ 등 준중형급 SUV에 견줄 만한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무게는 동급 소형 SUV보다 가볍다. 전장이 200㎜ 짧은 쌍용차 ‘티볼리’보다 25㎏, 비슷한 크기의 기아차 ‘셀토스’보다 10㎏ 가볍다. 1.35ℓ E-터보 모델은 공인 연비가 리터당 13.2㎞로 동급 가솔린 SUV 중 가장 뛰어나다. 1~4월 누적 판매는 5,552대다.
국내 소형 SUV ‘상징’과도 같은 쌍용자동차 ‘티볼리’는 1~4월 누적 판매 6,033대로 전년 동월 대비 54.8% 감소했다. 이에 쌍용차는 지난달 안전ㆍ편의 사양을 강화하고, 동급 최초 커넥티드 기능 ‘인포콘’을 갖춘 ‘리스펙’모델을 선보였다. 리스펙 티볼리는 소형 SUV 메인트림 중 유일하게 판매가를 1900만원대로 책정,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쌍용차는 조만간 롱바디 버전 ‘티볼리 에어도 부활시켜 다시 한 번 시장 평정을 노린다.
소형 SUV 시장에서 가장 최신 모델은 르노삼성차의 ‘캡처’다. QM3 후속 모델이지만, 르노삼성차의 ‘태풍’마크 대신 르노의 ‘로장주’엠블럼을 달고 돌아왔다. 전장 4230㎜, 전폭 1800㎜, 전고 1580㎜로 기존 QM3보다 전장 105㎜, 전폭 20㎜, 전고 10㎜ 커졌다. 실내 공간 크기를 좌우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도 2640㎜로, QM3(2605㎜)보다 35㎜ 길어졌다. 이지 커넥트 9.3인치 내비게이션, 10.25인치 TFT 클러스터와 SK텔레콤 ‘T맵 내비게이션’이 연동되는 ‘맵인(Map-in) 클러스터’ 등을 갖추고도 2,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수입차’라는 점도 큰 장점이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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