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단이 ‘국내 리그 유경험자‘를 지명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새 얼굴들을 대거 선택했다. 7명 가운데 4명이 국내 경험이 없는 선수다.
7개 구단은 15일 서울 청담리베라호텔에서 2020 한국배구연맹(KOVO)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이날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16년 도입 이후 최초로 미리 제출된 영상과 자료로만 진행됐다.
지난 시즌 최종 성적 역순으로 차등 확률을 부여해 지명 순서를 정했다. 총 140개의 구슬을 통에 넣고 자동 추첨을 했는데 지난 시즌 7위 한국전력이 35개, KB손해보험이 30개를 넣었고 2위 대한항공이 10개, 1위 우리카드가 5개의 구슬을 넣었다. 추첨 결과 가장 먼저 구슬 통을 빠져 나온 공은 KB손해보험의 노란 구슬이었고 이후 삼성화재, 우리카드, 대한항공, 한국전력, OK저축은행, 현대캐피탈 순으로 지명권을 갖게 됐다.
1순위 지명권을 얻은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은 이번 드래프트 참가자 중 가장 최연소 선수인 노우모리 케이타(19ㆍ말리)를 지명했다. 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케이타는 206㎝ 장신에 오른쪽 공격수다. 이 감독은 “펠리페 등 검증된 선수도 고려했지만 모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별명도 ‘짐승’이라고 한다. 키도 크고 점프도 높다”라고 소개했다. 2순위 삼성화재는 폴란드 출신의 오른쪽 공격수 바토즈 크라이첵(30ㆍ207㎝)을 선택했다.
3순위로 예상보다 빠른 지명권을 얻은 우리카드는 V리그에 다시 도전장을 낸 알렉산드리 페헤이라(29ㆍ200㎝)를 선택했다. 페헤이라는 ‘알렉스’라는 등록명으로 2017~18시즌 KB손해보험에서 득점 5위, 공격 5위(성공률 52.7%), 서브 3위(세트당 0.662), 디그 8위(세트당 1.725) 등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을 리그 4위에 올려놓았다. 블로킹(세트당 0.352)과 리시브(효율 27.3%)도 상위권이었다. 하지만 2018~19시즌 개막 첫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교체됐다.
5순위 한국전력은 예상을 뒤엎고 오른쪽 공격수 카일 러셀(27ㆍ205㎝ㆍ미국)을 선택했다. 한국전력은 이미 오른쪽 공격수 박철우를 FA 영입한 터라 이들 둘을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6순위 OK저축은행도 오른쪽 공격수 미하우 필립(25ㆍ197㎝ㆍ폴란드)을 지명했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4순위)과 현대캐피탈(7순위)에서 활약했던 비예나와 다우디는 그대로 기존 소속팀에 지명되면서 두 시즌 연속 같은 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두 구단은 드래프트 전에 이미 재계약 방침을 전달했다. 두 선수는 시즌 후에도 코로나19로 출국하지 못하고 국내에 남아 시즌을 준비 중이다.
한편 지난 시즌 팀의 리그 1위를 이끌었던 펠리페 안톤 반데로를 비롯해 가스파리니(전 대한항공), 가빈(전 한국전력), 마테우스(전 KB손보) 등 팬들에게 익숙한 얼굴들은 이번 시즌엔 볼 수 없게 됐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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